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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메인넷서 첫 '양자내성 채굴' 성공…연산비용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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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08.27 08: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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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웨어 자체 개발한 ‘퀀텀 세이프 비트코인(QSB)’ 구조 활용
비트코인 합의 규칙 변경 없이도 양자컴퓨터 위협서 보호 가능해
QSB 거래시 높은 오프체인 연산 비용 부담, 사용법도 간단치 않아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해시 기반 암호기술이 타원곡선 서명을 대체해 비트코인의 합의 규칙을 변경하지 않고 양자컴퓨팅 위협으로부터 비트코인을 보호하는 기술이 메인넷에서 사상 처음으로 구현됐다.

비트코인 메인넷서 첫 '양자내성 채굴' 성공…연산비용은 숙제
블록체인 확장솔루션 기업인 스타크웨어는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위협은 양자컴퓨팅에 맞설 수 있는 첫 번째 본격적인 시도를 비트코인 메인넷에서 성공시켰다. 26일(현지시간) 아비후 레비 스타크웨어 애플리케이션 부문 총괄은 자사 X계정에서 “‘우리가 자체 개발한 ’퀀텀 세이프 비트코인(Quantum Safe Bitcoin·QSB)‘ 구조를 이용해 최초의 양자내성(quantum-safe) 비트코인 거래를 채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거래의 트랜잭션 ID는 305a24ffea912b9cf428f29ebf952321c96dab5bab284fc0d0801562f5abab07이며, 현재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공개 기록으로 남아 있다.

현재 비트코인의 보안은 타원곡선 암호(Elliptic-Curve Cryptography)에 의존한다. 구체적으로 공개키와 개인키 쌍을 생성하는 데 secp256k1 곡선을 사용한다. 이론적으로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을 실행할 수 있게 되면 공개키로부터 개인키를 역산할 가능성이 있다. 현실화할 경우 공개키가 노출된 비트코인 주소에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이 될 수 있다.

QSB 방식은 이 문제를 우회한다. 타원곡선 기반 서명을 해시 기반 암호기술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는 RIPEMD-160의 역상 저항성(pre-image resistance)을 활용하는 램포트(Lamport) 방식의 해시 기반 서명을 사용한다. 해시 함수는 타원곡선과 달리 쇼어 알고리즘에 동일한 수학적 취약성을 갖지 않기 때문에 향후 양자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발전하더라도 보다 견고한 보안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QSB 구조는 약 118비트 수준의 제2역상 저항성(second pre-image resistance)을 제공한다. 특히 전체 구현이 현재 비트코인의 기존 레거시 스크립트(Script) 제한 범위 안에서 가능하다. 201개의 non-push opcode와 1만 바이트 이내에서 구현된다. 따라서 합의 규칙을 변경할 필요도 없고, 소프트포크도 필요하지 않으며, 채굴자나 노드 운영자와 프로토콜 변경을 협의할 필요도 없다. 현재 존재하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그대로 작동한다.

다만 QSB 거래를 실행하려면 상당한 규모의 오프체인 연산이 필요하다. 현재 추산되는 처리 비용은 거래 한 건당 75~150달러다. 커피를 사거나 소액을 송금하는 데 사용하기에는 지나치게 비싸 현실성이 떨어진다. 또 QSB 거래는 비표준(nonstandard) 거래다. 일반적인 비트코인 노드가 통상적인 방식으로 이를 네트워크에 중계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번 거래를 실제로 채굴하기 위해서는 MARA Slipstream을 직접 이용해야 했다. 이 서비스는 일반적인 멤풀(mempool)의 거래 중계 제약을 거치지 않고 비표준 거래를 채굴자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스타크웨어 최고경영자(CEO) 엘리 벤사손은 QSB를 일종의 ‘열정 프로젝트(passion project)’라고 표현했다. 그는 QSB가 비용은 들지만 비트코인 보유자가 프로토콜 차원의 변경을 기다리지 않고도 지금 당장 자신의 자산을 양자컴퓨팅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레비는 앞서 올 4월 QSB 개념과 오픈소스 구현 방식을 처음 공개했다. 이번 메인넷 버전에는 스타크웨어 엔지니어 토머 길라디가 기여했으며, 로빈 리누스(Robin Linus)의 비노해시(Binohash) 방식에서 나온 아이디어도 활용됐다. 비노해시는 해시 기반의 비트코인 지출 조건에 관한 선행 연구로, QSB의 최종 설계에 영향을 미쳤다.

스타크웨어는 이어 6월 스타크넷(Starknet) 생태계를 위한 공식 포스트퀀텀(post-quantum) 로드맵을 발표했다. QSB 역시 미래의 양자컴퓨팅 위협에 대비해 인프라를 강화하려는 더 큰 프로젝트의 일부다. 이 로드맵에는 BIP 360에 대한 공동 연구도 포함됐다. BIP 360은 양자내성을 갖춘 비트코인 주소 형식에 초점을 맞춘 비트코인 개선 제안(Bitcoin Improvement Proposal)이다.

QSB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기존 비트코인 Script의 한도 안에서 작동하면서 합의 규칙 변경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비트코인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가장 큰 장애물 가운데 하나를 우회한다.

고액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이용자라면 네트워크 전체가 프로토콜 변경에 합의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지금도 자신의 자금을 양자내성 구조로 옮길 수 있다. 거래당 75~150달러라는 비용은 상당히 높지만, 수백만~수천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투자자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다.

향후 관련 연구와 투자가 어디에 집중될지도 이번 사례를 통해 엿볼 수 있다. 해시 기반 암호 구조의 확장성을 높이고, 연산 비용을 낮추며, 궁극적으로 일반적인 비트코인 인프라에서도 표준 거래처럼 중계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향후 주요 연구·개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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