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무위원, 디지털자산 범죄대응 대수술 제언 ‘57만명·2조5천억 피해’ KOK처럼 갈수록 교묘해지고 다양한 수법으로 은닉, 4년여만에 자금세탁 시도까지 금융위 현 FIU 체제로는 신속 대응·끝장 추적 역부족 “코인범죄 국가대응체계 필요”, 8일 금융위 국감 주목
[이데일리 최훈길 서민지 정윤영 기자] 국내외 57만명 피해를 입힌 KOK코인(KOK토큰) 다단계 사기 사건 관련해, 여당에서 현행 디지털자산 범죄 대응체계를 대수술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디지털자산 범죄는 갈수록 교묘해지는데 현행 대응 체계로는 자금 추적조차 제대로 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8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디지털자산 범죄 대응체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지 주목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이데일리에 “KOK 같은 대규모 디지털자산 범죄를 처음부터 끝까지 추적할 수 있도록 디지털자산 범죄 대응체계를 전면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2대 전반기 국회에서 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위원으로 디지털자산 제도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북 청주시상당구·초선)은 이데일리에 KOK코인 다단계 사기 사건을 언급하며 국가적인 디지털자산 범죄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강일 의원실)
KOK코인 사건은 검찰 추산 국내외 총 57만707명, 총 2조5759억원 피해를 끼친 다단계 사기 사건이다. 일당은 2019년부터 KOK코인을 발행해 예치금 리워드(보상)와 다단계로 투자자를 끌어들였지만, ‘돌려막기’ 방식이 어려워지자 서비스를 종료하고 투자금을 빼돌렸다.
이데일리와 코어시큐리티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DFCIA)의 ‘디지털자산 피해사건 신고 및 탈세 공익제보 크립토 X파일 프로젝트’ 결과에 따르면, 가상자산 지갑 분석 결과 이들은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를 이용해 수천억원의 자금세탁을 했다. (참조 9월11일자 <[단독]피해자 돈 묶였는데 1200억 빼돌렸다…KOK코인 최초 추적>), <[단독]KOK 주동자 지갑 보니…中거래소 거쳐 500억대 현금화>, 10월2일자 <[단독]‘적색수배’ KOK 자금총책 지갑 보니…국내외 거래소로 1050억대 현금화>)
KOK코인 사건 자금세탁 총책이 가상자산 장외거래(OTC) 업자를 통해 600억원대 가상자산을 현금화한 정황도 확인됐다. (10월2일자 <[단독]‘KOK 자금책’ 드러난 수법…사채시장서 600억원대 현금화>)
KOK코인 사건에서 현금화 통로로 사용된 일당측 의심 지갑이 움직이지 않다가 2021년 12월15일 이후 약 4년 9개월 만인 지난 달 15~19일 이더리움 2600개 전량(88억7966만원 상당) 코인 자금 이동이 일어났다.(자료=코어시큐리티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특히 지난 달에는 KOK코인 사건에서 현금화 통로로 사용된 의심 지갑에서 약 4년 9개월 만인 지난 달에 이더리움 2600개(88억7966만원) 상당의 코인 자금 이동이 일어났다. 자금 이동이 일어난 지난달 15일은 이데일리가 KOK코인 다단계 사기 사건에 대한 제보를 받아 코어시큐리티를 통해 온체인 자금세탁을 최초로 보도한 직후다.
박정섭 팀장·구시현 주임연구원은 “온체인 분석 보도 직후인 4년9개월 만에 자금이 이동한 것은 기사를 보고 움직인 정황으로 추정된다”며 “일단 보유하고 있다가 관심이 덜해질 때 국내외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 등이 코인 자금세탁 방지를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자금세탁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현재 일부 일당들에 대한 울산지법 형사 1심 재판은 오는 12일 공판을 앞두고 있지만, 자금총책 등 주동자들은 수년째 해외 도피 중으로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일부 운영진은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카지노 도박을 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OK코인 사건 피해자들은 “신속히 조사·수사해 동결 및 몰수·추징보전 조치를 취해달라”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조만간 ‘KOK 관련 범죄수익 은닉·자금세탁 의심 정황에 대한 수사 및 범죄수익 보전 촉구’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참조 10월6일자 <“4년여 만에 KOK코인 자금 움직였다”…피해자들, 신속 조사 촉구>)
KOK코인 사건 피해자 50여명이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KOK 해외도피 관련자 신속 검거 및 범죄수익 추적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적색수배자들에 대한 신속한 검거·국내 송환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 및 지갑으로 이동한 자금의 철저한 추적 △범죄수익 재산에 대한 신속한 동결·보전·환수 △피해자들에 대한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피해 회복 추진 등을 요청했다. (사진=최훈길 기자)
관련해 이강일 의원은 “KOK형 사기 범죄는 법인 설립→기술회사 제휴→업무협약(MOU)→투자모집으로 이미 시작된다”며 “돈이 들어온 뒤에는 한 거래소에 머물지 않고, 개인지갑→국내거래소→해외거래소→브릿지→다른 지갑으로 이동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그런데 지금 FIU 체계로 이런 범죄를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없다”며 “FIU가 거래소 검사와 신고 중심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범죄자금을 끝까지 추적하는 금융정보기관으로 갈 것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판을 2단계 법으로 다시 짜면서 범죄 대응은 1단계 법에 남겨둘 수는 없다”며 “2단계에 맡게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국정과제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2단계 입법)을 연내에 완료하기로 한 가운데, 국가적인 디지털자산 범죄 대응체계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