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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팔아 車 바꾸려 했는데"…증시가 좌우하는 내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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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배 기자I 2026.08.14 06: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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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총 1300조 증발에
한은도 지적한 '역자산효과' 주목
4거래일 연속 반등했지만…하락 장기화땐 경기 하방 압력 증폭
소비심리 영향 아직 제한적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 직장인 A씨는 최근 십수년 타 온 승용차를 바꾸려던 계획을 접었다.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 투자해 지난 6월 초만 하더라도 2000만원이 넘는 평가이익을 봤지만 주가가 급락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기 때문이다. A씨는 “목표 금액인 3000만원에 도달하면 주식을 판 돈을 보태 차를 바꿀 생각이었는데, 증시가 급격히 무너지는 바람에 수익이 다 날아간 것은 물론 오히려 손실을 보고 있다”며 허탈해했다.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94.88포인트(2.96%) 오른 6,773.92로, 코스닥지수는 4.24포인트(0.49%) 오른 863.15로 출발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94.88포인트(2.96%) 오른 6,773.92로, 코스닥지수는 4.24포인트(0.49%) 오른 863.15로 출발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시의 급격한 조정이 투자자들의 자산 가치 하락을 넘어 소비와 내수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피가 지난 6월 사상 최고점을 찍은 뒤 한때 40% 가까이 급락하면서 주식 자산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과거보다 개인의 주식시장 참여가 크게 늘고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까지 증가한 만큼, 주가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자산 감소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역자산효과’가 이전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산 가치 줄어 소비도 줄인다…‘역자산효과’ 우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6813.34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종가(6579.04)보다 3.56% 올랐으나, 지난 6월 22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9114.55)와 비교하면 여전히 25.2% 낮다. 시가총액으로 보면 7449조원에서 6094조원으로 약 1355조원이 증발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30일 5593.56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고점 대비 38.6% 급락했다가 이튿날 곧바로 17.9% 급반등하는 등 변동성도 커진 상황이다.

코스닥 지수도 지난 4월 27일 기록한 연중 최고점(1226.18)과 비교하면 359.59포인트 하락해 861.37에 머물러 있다. 이 기간 시총도 약 679조원에서 474조원 수준으로 205조원 가량 감소했다.

문제는 주가 하락이 증시에서만 끝나지 않고 실물경제로 영향을 확대할 경우다. 주식 등 자산 가격이 오르면 보유자의 자산이 늘었다는 인식으로 소비가 증가하는 ‘자산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자산 가격이 떨어지면 미래에 쓸 수 있는 돈이 줄었다고 판단해 소비를 미루거나 줄이는 ‘역자산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과거보다 주식시장의 개인 참여가 크게 확대됐다는 점이 변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주식을 보유한 개인은 2019년 612만명에서 지난해 말 1442만명으로 늘었다. 주가 변동의 영향을 직접 받는 사람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의미다. 청년층과 저소득층의 빚투까지 증가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주가 하락과 원리금 상환 부담 등이 겹치며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5월 ‘우리나라 주식 자산효과에 대한 평가’라는 제목의 보고서(BOK 이슈노트)를 통해 이런 문제를 지적한 한은도 주가 하락이 소비에 미칠 파급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지금처럼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고 횡보하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소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여전히 지난해와 비교하면 주식시장 상황이 좋은 편이지만, 주가가 다시 전고점을 회복하고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약해지면 소비를 줄일 가능성도 있다. 주가 하락의 영향이 소비로 어떻게 파급될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주가 조정 ‘기간’이 소비 위축 가를 ‘변수’

다만 현재 단계에서 증시 급락이 실제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코스피가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소비심리에서도 뚜렷한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아서다. 한은이 조사한 소비지출 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이달 110으로 상반기(110~111)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으로 볼 수 있는 40세 미만은 117로 지난 3월 120을 기록한 뒤 3포인트 하락했다. 수치가 100보다 크면 향후 지출을 늘리겠다고 밝힌 소비자가 여전히 많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소비에 미칠 충격을 결정할 변수를 주가 조정의 ‘기간’으로 보고 있다. 증시가 빠르게 회복한다면 가계가 실제 소비를 줄이기 전에 자산가치가 회복돼 영향이 제한될 수 있다. 반면 약세장이 장기화하면 평가손실이 가계의 소비 결정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커진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요한 것은 주가 하락 자체보다 하락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다”라며 “단기 급락 후 반등한다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장기간 약세장이 이어지고 금융 자산 손실과 부채 부담이 동시에 확대된다면 하반기 이후 민간 소비와 내수 경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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