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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모도 부모 될 수 있다…대법 "손자녀 입양 허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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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호 기자I 2021.12.23 14:47:47

조부모 손자녀 입양 관련 첫 결정
1,2심 "가족 질서와 친족 관계 중대 혼란"…재항고인 입양 청구 기각
대법 "자녀 복리에 부합한다면 입양 허가할 수 있어"…파기이송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대법원이 조부모의 손자녀 입양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첫 판단을 내렸다. 조부모 입양이 손자녀 복리에 부합하고 조부모가 입양 요건을 갖췄다면 가족관계 혼란 등을 이유로 입양을 불허해서는 안 된다는 결정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지난 6월 17일 전원합의체 판결을 시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3일 A씨 등 2명이 낸 미성년자입양허가 소송 재항고 사건에서 “조부모가 손자녀 입양 허가를 청구하는 경우 입양의 요건을 갖추고 입양이 자녀 복리에 부합한다면 입양을 허가할 수 있다”며 파기이송을 결정했다.

친생모 B씨는 고등학생 때 자녀인 C군을 임신했고, 친생부와 혼인 신고 후 C군을 출산했다. 하지만 친생부모는 출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했고, B씨가 C군의 친권·양육자로 지정됐다. 생후 7개월 무렵 B씨는 자신의 부모인 A씨 부부에게 C군을 남겨둔 채 집을 나갔다.

A씨 부부는 그때부터 외손자인 C군을 키워 왔다. C군도 할머니·할아버지를 엄마·아빠로 부르며 성장했다. 결국 A씨 부부는 지난 2018년 울산지방법원에 ‘C군의 친생부모와 교류가 없고 C군이 자신들을 부모로 알고 성장해 왔다’며 C군에 대한 입양 허가를 청구했다. C군의 친생부모 역시 입양에 동의했다.

1심과 2심은 친족 관계에 혼란을 초래한다며 A씨 부부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과 2심 모두 “조부모가 부모가 되고, 어머니는 누나가 되는 등 가족 내부 질서와 친족 관계에 중대한 혼란이 초래되고, 현재 상태에서든 후견을 통해서든 양육하는 데에 지장이 없다”며 A씨 부부의 입양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입양을 허가할 수 있다”며 외손자 입양을 불허한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가정법원으로 보냈다. 대법원은 “다만 양부모·자녀·친생부모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입양이 자녀 복리에 미칠 영향에 관해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미성년자에게 친생부모가 있는데도 그들이 자녀를 양육하지 않아 조부모가 손자녀에 대한 입양 허가를 청구하는 경우, 입양이 자녀의 복리에 더 부합한다면 입양을 허가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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