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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된 강제청산만 7조…빚투의 빚, 추심시장 대기 물량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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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잉크 기자I 2026.07.27 11:3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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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하고도 남은 미수금 1조 4,322억…마통 43조로 조달, 주식은 팔렸어도 원금은 그대로 반도체 쏠림에 강제청산 집중…추심업계는 위임 물량 기대 속 말 아껴

주식은 강제로 팔렸지만 빚은 남았다. 지난해부터 이달까지 반대매매로 청산된 금액은 7조 원 안팎. 이미 되돌릴 수 없는 확정 물량이다. 문제는 그 투자금 상당 부분이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로 조달된 돈이라는 점이다. 증권사 채무는 청산으로 정리되지만 은행에 남은 원금은 그대로다. 시차를 두고 채권추심 시장으로 흘러갈 물량이다.

◆ 반도체 쏠림이 만든 강제청산

올해 상반기 반대매매 규모는 3조 1,525억 원이다. 1월 2,166억 원에서 미·이란 전쟁 충격이 컸던 3월 5,585억 원으로 뛴 뒤 6월 9,699억 원까지 늘었다. 금융투자협회 기준으로는 6월에 1조 1,228억 원을 기록해 월 기준 처음 1조 원을 넘었다. 지난해는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주요 10개 증권사 일평균 100억 2,000만 원을 연간 환산하면 2조 5,000억 원 수준. 두 해를 합치면 6조 5,000억~7조 원이다.

청산이 특정 종목에 집중된 것이 특징이다. 상반기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올랐고 그만큼 쏠림이 심해졌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해 변동성이 커지면서 반대매매에 직면한 빚투 투자자가 폭증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증폭 구조는 이달 13일 그대로 드러났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장중 8% 넘게 떨어져 200만원 선이 붕괴되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17% 넘게 하락했다. 담보 가치가 하루 만에 무너진다는 뜻이다. 지난달 29일 코스피200변동성지수는 장중 97.99까지 치솟아 한국거래소가 지수를 공식 발표한 2009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에도 흐름은 꺾이지 않았다. 이달 9일 하루에만 1,422억 원이 청산됐고, 1~15일 거래일당 평균은 466억 원으로 5월(393억 원)보다 18.4% 많다. 이달 위탁매매 미수금은 일평균 1조 2,574억 원으로 6월(1조 4,321억 원)보다 12.2% 감소했다. 그런데도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5월 2.63%, 6월 3.52%, 7월 3.68%로 3개월 연속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추가 담보를 넣지 못한 채 손실을 확정 짓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 마통 43조로 산 주식

투자 재원은 상당 부분 증권사 밖에서 조달됐다. 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6월 25일 기준 43조 3,363억 원으로 3년 8개월 만에 최대, 소진율은 44.8%까지 올랐다. 6월 개인 신용대출 증가폭은 2조 2,118억 원으로 2021년 4월 이후 최대였다. 특히 코스피가 10% 가까이 급락한 뒤 반등한 주에 마통을 동원한 빚투가 다시 확대됐다.

◆ 계좌가 깨끗해져도 빚은 그대로다

청산 후에도 부족한 금액이 있으면 미수채권으로 남는다. 납부하지 않으면 한국신용정보원에 연체정보가 등록되고 신용점수 하락과 추가 대출 제한으로 이어진다. 7월 9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잔액은 1조 4,322억 원이었다.

미수채권이 남지 않는 경우가 오히려 다수지만, 이때도 부채는 줄지 않는다. 마통으로 5,000만 원을 끌어와 주식을 사고 3,000만 원에 청산됐다면 증권사 거래는 끝나지만 은행에 갚아야 할 5,000만 원은 그대로다. 사라진 것은 상환에 쓸 재원이다.

압박은 시차를 두고 온다. 마이너스통장은 통상 1년 단위로 만기가 돌아오며 연장 시점에 금리가 재산정되고 한도가 조정된다. 미국의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4.1%로 3년 1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하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은 변동금리 대출자의 이자 부담으로 직결된다.

연체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5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67%로 2016년 11월 이후 114개월 만의 최고치다. 개인회생 신청은 1분기 3만 9,952건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1~4월 누적 5만 5,068건은 2019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다. 회생·파산 절차에 들어간 채무는 법원 관리를 받아 추심이 중지되지만, 그 문턱 아래의 연체 차주는 금융기관의 회수 절차를 그대로 거친다.

◆ 하반기엔 더 늘어난다

물량은 더 불어날 전망이다. 삼정KPMG는 이달 보고서에서 고유가, 고환율과 내수침체 장기화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오르면서 은행과 비은행의 부실채권 정리·매각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관련 담보 채권을 중심으로 은행권이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봤다. 금감원도 연체율 상승세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권의 적극적인 부실채권 상·매각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 물량이 늘수록 유리한 위임형 추심

부실채권 정리에서 매각 비중은 2022년 16.4%에서 지난해 36.2%로 높아졌다. 다만 물량 확대가 모든 사업자에게 같은 의미는 아니다.

채권을 직접 사들이는 전업사는 담보 가치에 발목이 잡힌다. 매입 시점보다 회수 시점의 담보 가치가 낮아지면 손실이 난다. 하나에프앤아이의 NPL 평균 매입률은 2022~2023년 90~94%에서 2024년 약 70%, 지난해 3분기 약 60%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동산 경매 매각가율도 2023년 약 70%에서 60% 내외로 하락했으며, 상업용 부동산과 토지 등 비주거 부문 낙폭이 컸다. 물량이 늘어날수록 자기자본이 묶이는 구조다.

반면 고려신용정보 같은 위임형 추심사는 채권을 사지 않는다. 채권자로부터 회수를 위임받아 회수한 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다. 자본을 투입하지 않으니 담보 가치 하락에 직접 노출되지 않고, 위임 물량이 늘어난 만큼 취급액이 커진다. 다만 추심 매출은 실제 회수가 이뤄지는 시점에 인식되므로, 부실이 쌓여도 회수가 되지 않으면 수수료 수익은 발생하지 않는다.

<마켓잉크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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