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앞두고 불확실성 커져 SK 10월 하순, 삼성·LG는 11월 연말 인사 앞당겨 선제 대응 도모
[이데일리 이윤화 이수빈 기자]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해외 영업·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부사장급 임원 A씨는 요즘 마음이 뒤숭숭하다. 그는 1960년대 중반생으로 입사 35년차다. 최고경영자(CEO)와 비슷한 연차다. 그래서인지 올해가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고 한다. A씨는 “(미국 투자 압박, AI 확산 등) 세상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을 몸소 느낀다”고 했다. 주요 그룹들의 수시 인사 기조가 짙어지는 가운데 올해 한화그룹, HD현대가 연말 인사를 확 당긴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사)
올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사장단 인사 시기를 큰 폭 앞당기면서 산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르면 이번달(10월) 말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최태원 회장이 주재하는 CEO 세미나를 다음달(11월) 12~14일 연다. 4대 그룹 중 가장 빠른 속도다. SK그룹은 줄곧 12월 초 인사를 해 왔는데, 지난해(10월 30일)부터 그 시기를 당겼다. 삼성그룹와 LG그룹은 다음달 중하순께 사장단 인사를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3년 이후 최근 3년간 11월 말로 인사 시기를 예년보다 앞당겼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12월 안팎 인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수시 인사가 잦아지고 있어 다음달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원포인트 인사’ 가능성이 있다.
재계의 조기 인사 기조는 사업 불확실성이 전례 없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주요 변수는 미국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등을 통해 투자 압박을 가속화하는 와중에 다음달 중간선거까지 열리는 만큼 빠르게 내년 진용을 꾸리려는 것이다. 미국 투자를 본격화하는 한화그룹과 HD현대가 인사를 당긴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4대 그룹의 한 최고위임원은 “한미 관계의 위기 징후가 심상치 않다”며 “미국 등 투자 옵션들을 준비해놓지 않으면 어떤 불똥이 튈지 모른다”고 했다. AI 변화가 빠른 만큼 내년 사업계획을 새 임원들이 주도하는 포석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