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지도자와 전문가, 지역사회가 이러한 과제에 충분히 대응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AI 시대에 순조롭게 진입하기 위한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게이츠는 AI가 “지금까지 발명된 가장 위대한 평등의 도구가 될 수도, 최악의 불평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AI가 경제 전반에서 노동자를 대체하고 신입 채용을 줄이면서 정부가 고용과 교육, 사회안전망을 다시 설계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기술혁신과 달리 AI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기존 노동자가 이동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산업 전반의 지식 노동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게이츠는 영업과 고객 지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법률 보조 업무 등 사무직에서 이미 AI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대출 심사와 데이터 분석, 환자 중증도 분류 등의 업무까지 AI가 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봇 가격이 낮아지고 성능이 높아지면 생산직도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청년층은 채용 기회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게이츠는 “가장 많은 준비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이 오히려 가장 적은 시간을 갖고 있다”며 “봇으로 대체되는 회계 담당자나 시간당 20달러를 받다가 시간당 10달러짜리 로봇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가 그렇다”고 말했다.
기업 간 경쟁이 AI 도입 속도를 더 높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 기업이 AI와 로봇을 이용해 비용과 가격을 낮추면 경쟁사 역시 이를 도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이츠는 이를 “악순환”이라고 표현했다. AI와 로봇 도입이 빨라질수록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의 재교육과 재취업 과정에서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최상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새로운 AI 시대로의 전환은 인류 역사상 가장 격동적인 시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AI의 부정적인 영향만 강조하지는 않았다. 게이츠는 AI가 안정적인 청정에너지 공급과 기후변화 대응, 식량 생산 확대, 질병 퇴치 등 해결하기 어려운 기술적 과제에서 혁신을 앞당길 수 있다고 평가했다.
AI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부 조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고용과 세제뿐 아니라 에너지, 선거, 공중보건, 금융시스템, 국가안보 등 여러 분야에 걸친 AI 정책을 조율할 국가 차원의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경을 넘는 AI 위험에 대응할 국제기구도 함께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별 국가가 자체 규제체계를 갖추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발생하는 위험까지 막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게이츠는 핵무기 관련 국제 사찰체계와 국제 항공 규제, 오존층 보호를 위한 국제협약 등을 AI 국제기구의 참고 사례로 들었다.
그는 “AI를 위한 새로운 국제기구에는 이 세 가지 체계의 요소뿐 아니라 그 이상의 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