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코그룹 자회사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HPS)은 지난 6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지 3개월여 만에 넴에너지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로써 HPS는 독일 사모펀드 무타레스가 보유하던 넴에너지 지분 100%를 확보했다. 무타레스는 2022년 12월 지멘스에너지에서 사업부 분할 인수 방식으로 넴에너지를 사들인 뒤, 경영 효율화와 신시장 개척을 주도하며 약 4년 만에 성공적으로 엑시트했다.
넴에너지는 1929년 설립된 에너지 설비 전문기업으로, LNG발전소에 들어가는 핵심 설비인 HRSG를 비롯해 가스터빈 배출가스 저감설비(T-SCR), 열교환기(HXR) 분야에서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조사업체 맥코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NG발전 설비 HRSG 수주 실적에서 넴에너지는 미국의 GE·보그트·누터에릭슨, 일본 미쓰비시파워 등 경쟁사를 제치고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LNG발전 전체 기자재를 만드는 GE·미쓰비시파워 등을 제외한 독립계 HRSG 업체 중에서는 한국의 비에이치아이(BHI)와 함께 세계 5대 기업으로 꼽힌다. 이번 인수로 세계 5대 HRSG 기업 중 2곳이 한국 기업 소속이 된 셈이다. 넴에너지는 매년 4억유로(약 7025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려왔으며, 올해 들어서는 5억유로(약 8700억원) 이상의 수주 성과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인수로 미코그룹은 넴에너지 산하의 130년 역사를 가진 독일 열교환기 업체 발케뒤르(Balcke-Drr)와 HRSG 관련 소재 기업 EDS까지 한꺼번에 품게 됐다. HPS는 지난 2018년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사업부에서 분사해 설립된 뒤 2024년 반도체 소재기업 미코그룹에 인수됐는데, 당시 HPS가 보유한 세계 최대 HRSG 생산 공장(중국 연태)과 이번 넴에너지 인수가 결합하면서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연태 공장은 세계 최대 HRSG 파운드리(주문 제작) 공장으로 평가받는다. 미코그룹은 이번 인수로 HRSG 원천기술을 가진 넴에너지를 확보하면서 기술 로열티 지불 부담도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넴에너지의 유럽·중동 지역 고객을 끌어오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HPS만으로는 미중 갈등 여파로 미국 직접 수출이 제한돼 있었기 때문이다.
미코그룹은 에너지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인수합병(M&A)을 꾸준히 이어왔다. 2024년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HPS) 인수에 이어, 미코파워와의 시너지를 위해 HPS를 인수했고,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같은 수소사업을 연결고리로 지난해 플랜텍을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 넴에너지까지 품었다. HPS의 생산 역량과 플랜텍의 설계·조달·시공(EPC) 수행 능력, 미코파워의 연료전지 기반 기술에 넴에너지의 설계 경쟁력이 더해지면서, 전통 발전설비부터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까지 아우르는 사업 구조가 완성됐다는 평가다.
이번 인수의 배경에는 우호적인 시장 환경도 자리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센터 증가와 산업 전반의 전기화 흐름이 맞물리며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고,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전력망 안정성을 보완하는 복합화력발전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핵심 설비인 HRSG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LNG 발전 설비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42조4000억원에서 2030년 61조6000억원으로 연평균 7.5%씩 커질 전망이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미코그룹이 유럽과 중동, 아시아를 넘어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켓잉크 장경호 기자>
기사 내용은 작성기관의 견해이며, 이데일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보 이용에 따른 판단은 독자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