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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밀린 K배터리…“美 ESS 시장서 돌파구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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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I 2026.08.27 10: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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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K배터리, 위기인가 전환기인가’ 보고서
EV·삼원계 중심 성장 한계…“美 ESS시장 공략해야”
中 ESS 관세 40.9% vs 韓 12.5%로 K배터리 기회
美 탈중국 정책에 현지 생산 韓기업 반사이익 기대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중국산 저가 배터리의 공세와 미국 전기차 시장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관세를 높이고 공급망 규제를 강화하면서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중국에 밀린 K배터리…“美 ESS 시장서 돌파구 찾아야”
산업연구원은 27일 발표한 ‘K-배터리, 위기인가 전환기인가: ESS를 중심으로 본 새로운 성장축의 모색’ 보고서에서 국내 배터리 산업의 부진이 단순한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가 아니라 주력 시장인 미국과 주력 제품인 삼원계(NCM) 배터리의 경쟁력 약화가 구조화된 결과 라고 진단했다.

한국 기업의 투자가 집중된 미국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4분기 판매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고, 올해 1분기에도 23% 줄었다.

유럽에서는 중국산 배터리의 공세가 거세졌다. 유럽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점유율은 2023년 55%에서 2025년 35%로 하락한 반면, 중국 기업은 42%에서 61%로 상승했다. 중저가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시장 확대의 수혜를 입은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한국의 삼원계 배터리는 고전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산업연구원은 ESS를 K-배터리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주목했다.

글로벌 ESS 시장은 2023년 185기가와트시(GWh)에서 연평균 19% 성장해 2035년 1449GWh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따른 전력 저장 수요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망용 ESS·무정전전원장치(UPS)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ESS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2023년 55GWh였던 시장 규모가 연평균 16% 성장해 2035년 320GWh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용 UPS는 연평균 47% 성장해 2035년 135GWh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에 밀린 K배터리…“美 ESS 시장서 돌파구 찾아야”
현재 글로벌 ESS 시장은 LFP 배터리의 원료·소재 공급망과 제조원가에서 우위를 가진 중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탈중국 공급망 정책이 강화되면서 경쟁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올해부터 중국산 ESS용 배터리에 무역법 301조에 따른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각종 관세를 합산한 중국산 ESS 관세율은 40.9%로 한국산 12.5%보다 28.4%포인트 높다.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에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가 유지돼 셀과 모듈을 모두 생산할 경우 최대 45달러/kWh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중국 등 우려국가와 연계된 공급망을 제한하는 ‘우려외국기관(PFE)’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중국산 원료·소재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에는 단기적으로 부담이지만,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성공하면 미국 현지 생산을 기반으로 중국 기업과의 가격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게 산업연구원의 분석이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전략산업분석실장은 “중국산에 대한 높은 관세와 미국 현지 생산에 대한 AMPC 유지, PFE 규제가 동시에 작동하면 중국산 수입제품과 한국 기업의 미국 현지 생산 제품 간 가격 격차가 크게 줄거나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ESS 시장을 K-배터리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국내 소재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PFE 규제가 강화될수록 배터리 셀뿐 아니라 소재와 핵심광물까지 탈중국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정부가 이차전지를 포함한 6개 분야에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신설하기로 한 만큼 이를 활용해 배터리 소재의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적자 상태인 소재 기업은 세액공제의 실효성을 충분히 누리기 어려운 만큼 직접 환급이나 제3자 양도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 실장은 “국내 배터리 기업의 투자 확대와 대중국 가격 경쟁력 제고라는 실효를 거두려면 국내생산세액공제에 직접 환급과 제3자 양도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세부 지침이 확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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