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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외환시장 개장을 앞둔 22일 오전 8시 51분 현재는 달러당 163.21~163.22엔에 거래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최근 2주가량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던 엔화가치가 직전 저점(7월 1일 달러당 162.84엔)을 뚫고 내려간 뒤, 손절매 물량까지 더해지며 단숨에 163엔대로 주저앉았다고 전했다.
엔저의 주된 원인은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달러 매수세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종합적인 강세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2포인트 오른 101선까지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핵 관련 시설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을 조만간 매우 강도 높게 공격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엔화가치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중순 전투 종식을 위한 각서(MOU)에 합의했지만, 최근 미군 사상자 발생 이후 양측은 공습과 보복을 주고받고 있다.
다시 전면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달러화를 사들이려는 수요도 강해졌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이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봉쇄를 즉시 시행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달러화 매수를 부추겼다. 에너지 공급 차질이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이날 한때 배럴당 85달러(약 12만 6013원)대까지 올라 지난달 중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홍해 봉쇄 우려는 엔화를 파는 재료이기도 하다. 일본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국제시장에서 원유·가스 등은 달러화로 결제·거래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일본은 수입 결제를 위해 더 많은 달러를 사야 해 엔화를 파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사카모토 아쓰히데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뉴욕 시니어이코노미스트는 당장은 달러 매수가 엔저의 주된 원인이라면서도 “원유 가격 상승으로 일본의 무역적자가 불어나 엔저로 이어진다는 논리는 중장기적으로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미국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번질 것이라는 관측에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4.6%대까지 상승, 이자 수익을 노린 달러화 매수로 이어졌다.
시장이 주목했던 일본 정부의 ‘경제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은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지난달 원안이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을 견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장기금리가 급등하자, 이날 각의에서 결정된 방침에는 BOJ의 독립성에 대한 언급이 추가되는 등 시장을 배려한 수정이 일부 반영됐다.
사카모토 이코노미스트는 “재정 확장에 대한 불안감이라는 엔화 매도 재료는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엔저가 멈추지 않는 것은 엔화를 살 만한 단서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뜻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일본 정부가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27일까지 11조7300억엔(약 106조 5518억원)을 투입해 엔화 방어에 나섰음에도 엔저 추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지정학적 리스크, 일본 정부의 재정 우려, 미국과 벌어진 장기금리 격차를 넘어서지 못한 탓이다.
시장에선 일본 금융당국의 추가 개입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이 지난주 최근 몇 주 사이 가장 강한 표현으로 시장 개입 가능성을 경고했기 때문이다.
고토 유지로 노무라증권 수석 외환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개입이 없다면 달러·엔 환율은 계속 서서히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당국의 대응이 오늘의 최대 관전 포인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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