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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는 지난 1일 글로벌 대형기업과 약 1조722억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의 9.5%에 해당하는 규모로, MLCC 장기공급계약(LTA) 가운데 역대 최대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이며, 계약 상대방은 비밀 유지 조건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기는 글로벌 기업 10여 곳과 MLCC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상태가 됐으며,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추가 계약도 논의 중이다.
이번 수주는 올해 들어 이어져 온 대형 계약의 연장선에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6월 4540억원, 7월 2951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잇달아 체결한 데 이어 이번에 1조722억원 규모 계약을 추가했다. 지난 5월부터 실리콘 캐패시터와 AI 서버용 MLCC를 합쳐 체결한 누적 장기공급계약 규모는 공시 기준 약 3조32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내년(2027년) 한 해 동안 공급될 MLCC 계약 규모만 합산하면 약 1조8213억원에 이른다.
다올투자증권은 2일 이 같은 계약 흐름을 근거로 삼성전기의 MLCC 판가 추가 인상 여력이 크다고 분석하며 목표주가 280만원과 ‘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했다. 김연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을 통해 AI MLCC 수급 타이트 심화와 최종 고객사의 직접 조달 확대, 1년 치 물량만 확정하면서도 가격 상단은 열어두는 계약 구조, 판가 및 고사양 믹스 개선 여력 등을 동시에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 서버용 MLCC는 아직 가격 상승 사이클의 초입으로 판단한다”며 “앞으로 판가 및 믹스 개선이 삼성전기 MLCC 실적 업사이드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계약은 기존 계약과 달리 47마이크로패럿(㎌) 제품 외에도 다양한 크기와 용량의 MLCC를 함께 공급하는 ‘번들’ 형태로 파악됐는데, 고객사의 요구 사양이 다변화하면서 10㎌, 100㎌ 등 고사양 제품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는 게 다올투자증권의 설명이다.
MLCC는 전자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조절하고 부품 간 신호 간섭을 막아주는 핵심 부품이다. 특히 AI 서버용 MLCC는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24시간 견뎌야 해 일반 제품보다 고용량·고신뢰성이 요구되며, 일반 서버 대비 탑재량도 10배 이상 많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AI 서버용 MLCC 시장은 2025년 14억달러에서 2030년 58억달러로 연평균 약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구조적 수요 증가에도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공급업체는 삼성전기와 일본 무라타 정도에 불과해, 시장은 사실상 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기는 이번 계약이 자사의 MLCC 설계 기술과 고온·고전압 환경에서의 제품 신뢰성, 글로벌 대형 고객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품질 관리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수요를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마켓잉크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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