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최수연 대표 체제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고, 카카오도 정신아 대표 취임 이후 비용 효율화로 이익 체질을 개선했지만 주가는 두 대표 취임 이후 오히려 하락했다. 시장이 현재 실적보다 인공지능(AI) 시대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더 엄격하게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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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플랫폼주는 랠리에서 비껴난 모습이다. 이날 네이버(NAVER(035420))는 전 거래일보다 0.95% 내린 20만9000원에, 카카오(035720)는 0.42% 하락한 4만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쓴 날에도 국내 대표 성장주로 꼽혔던 네이버와 카카오는 동반 약세를 보인 것이다.
대표 취임 이후 주가 흐름을 봐도 코스피와의 격차는 뚜렷하다. 이날 종가 기준 네이버 주가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 취임일인 2022년 3월 14일 종가 32만9000원 대비 36.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62.2% 급등했다. 카카오 역시 정신아 대표 취임일인 2024년 3월 28일 종가 5만4400원에서 이날 기준 13.4%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52.6%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실적만 놓고 보면 두 회사 모두 사상 최대 성적을 내고 있다. 최수연 대표 체제의 네이버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대비 2025년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69% 늘었다. 네이버는 2024년 매출 1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25년에는 매출 12조원 시대를 열었다.
카카오도 정신아 대표 체제에서 수익성 회복세가 뚜렷하다.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 8조원대를 돌파했고, 2024년 대비 2025년 영업이익은 50% 가까이 증가했다. 계열사와 신사업 비용을 줄이고, 톡비즈와 플랫폼 사업 중심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린 결과다.
그럼에도 주가가 반응하지 않는 것은 시장이 현재 이익보다 미래 성장 서사를 더 엄격하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앞세워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사이, 네이버와 카카오는 내수 플랫폼의 성장 한계와 AI 투자비 부담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과거처럼 높은 성장주 프리미엄을 받기 위해서는 AI를 하고 있다는 선언을 넘어 AI가 실제 매출과 이익을 얼마나 키울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는 얘기다.
글로벌 투자 전문가인 조여준 더벤처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시장이 높게 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네이버와 카카오가 모두 실적을 내고 있고 AI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기존 모바일 서비스에 AI를 덧붙이는 방식만으로는 투자자에게 강한 성장 서사를 주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네이버는 검색·커머스 등을 중심으로 자사 서비스에 AI 접목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AI 검색인 AI탭과 쇼핑 AI 에이전트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서비스와 무엇이 다르고, 네이버의 실적을 얼마나 더 키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AI 기능이 검색 편의성을 높이는 수준에 머문다면 투자자에게는 성장 동력보다 비용 부담으로 읽힐 수 있다.
카카오도 상황은 비슷하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카나나, 오픈AI·구글과의 협력, AI 에이전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톡·선물하기·모빌리티·지도·결제 등 강력한 생활 접점이 AI 수익모델로 연결되는 모습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계열사 정리와 비용 효율화로 이익 체질은 개선했지만, 비핵심 사업을 덜어낸 뒤 새로 쌓을 성장엔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시장의 의구심이 남아 있다.
조 CIO는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모빌리티 등 사용자 접점은 많은데 이를 AI 수익모델로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 서비스에 AI를 얹는 수준이 아니라, 생활 맥락을 읽고 결제·예약·커머스로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구글이 갖지 못한 국내 이용자 데이터와 커머스 접점을 갖고 있다”며 “구글과 같은 AI 요약을 따라가는 방식이 아니라, 한국 이용자에게 더 깊게 파고드는 초개인화 서비스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지컬 AI’도 주가 재평가의 실마리로 꼽힌다. 주식시장은 이미 자율주행 등과 결합한 AI 성장 서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쏘카(403550)는 크래프톤(259960)과 1500억원 규모 자율주행 전담 법인 ‘에이펙스 모빌리티’ 설립을 발표했다. 발표 당일 쏘카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0% 오르는 등 상한가를 기록했다. 자율주행 데이터와 모빌리티 플랫폼을 결합한 피지컬AI 사업자로 재평가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네이버 역시 로봇·디지털트윈·클라우드·AI를 결합한 기술 자산을 갖고 있다. 네이버는 2024년 모건스탠리가 선정한 로봇 분야 100대 핵심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최근 투자자 소통과정에선 로봇 전략이 AI 검색과 커머스에 비해 전면에 부각되지 못했다. 네이버 사옥에 작년 말 배치될 계획이었던 휴머노이드 로봇 ‘미니노이드’ 투입도 현재 불투명한 상태다. 시장이 AI 검색을 비용 요인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로봇·물류·공간지능을 결합한 피지컬 AI 기업으로서의 미래 서사를 더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CIO는 “지금 와서 LLM이나 AI 검색만 이야기하는 것은 반 박자 늦어 보인다”며 “투자자들의 시선이 피지컬AI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AI를 넘어 로보틱스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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