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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코오롱티슈진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가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탑라인(Top-line) 결과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12개월 시점 공동 1차 평가지표인 WOMAC(관절기능)과 VAS(통증) 모두 투여 전보다 개선됐지만,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다.
여기에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 아닌 회사 내부 분석팀이 탑라인 데이터를 직접 분석했다는 사실이 공시에 별도로 명시되면서, 임상 결과와는 별개로 분석 주체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회사가 이날 공개한 탑라인 결과에 따르면 TG-C는 12개월 시점 공동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VAS 통증 점수와 WOMAC 총점 모두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VAS 통증 점수의 기저치 대비 평균 감소 폭은 TG-C 투여군 -38.7, 위약군 -39.2로 나타났다. 두 군 간 차이는 0.5였으며, 95% 신뢰구간은 -4.3~5.3, p값은 0.8322로 집계됐다. 통증 개선 폭이 두 군에서 사실상 유사했고, 수치상으로는 위약군이 0.5점 더 개선됐다.
WOMAC 총점의 기저치 대비 평균 감소 폭은 TG-C 투여군 -27.61, 위약군 -26.54였다. TG-C 투여군의 개선 폭이 수치상 위약군보다 1.07점 컸지만, 군 간 차이의 95% 신뢰구간은 -4.75~2.62로 0을 포함했고 p값도 0.5701에 그쳤다. 이에 따라 WOMAC에서도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두 지표를 종합하면 TG-C 투여 이후 환자의 통증과 관절기능이 기저치보다 개선된 것은 맞지만, 위약군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개선이 나타나 TG-C 고유의 치료 효과는 입증하지 못한 셈이다. 특히 VAS와 WOMAC의 p값이 각각 0.8322와 0.5701로 통계적 유의수준인 0.05를 크게 웃돌아, 유의성 확보에 근접한 경계선상 실패로 보기도 어렵다.
회사는 이번 결과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으로 임상 설계 당시 예상보다 높게 나타난 위약 반응을 지목했다. 현재 위약 반응의 규모와 발생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하위그룹(Subgroup) 분석을 포함한 다각적인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다.
CRO 아닌 회사 내부서 톱라인 분석 논란
이번 임상 3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것과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대목은 탑라인 데이터의 분석 주체다.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CRO나 외부 통계기관이 아닌 회사 내부 분석팀이 직접 결과를 산출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이날 공시를 통해 “당사는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 탑라인 데이터 분석을 위탁하지 않고 내부 분석팀을 통해 탑라인 데이터 분석을 진행했다”며 “사실 발생일은 당사의 데이터 분석 담당 연구원이 탑라인 결과 보고서에 최종 서명한 날짜”라고 밝혔다.
회사 자체 분석이 논란으로 번진 배경에는 최근 코오롱티슈진 주가가 탑라인 발표를 앞두고 급격한 변동성을 보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지난 5월 12일 13만88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탑라인 발표가 임박하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고, 7월 7일에는 9만4000원대까지 하락했다.
하락세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7월 14일에는 장중 8.9% 급락한 6만9800원대에 거래됐고, 7월 16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20.28% 내린 6만21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장중 저가는 5만5400원까지 밀리며 하한가에 근접했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통상 임상 3상에서는 CRO나 외부 통계기관이 데이터 관리와 통계분석을 수행하고, 스폰서인 제약·바이오 기업이 결과를 검토해 공시나 기업설명(IR)에 활용하는 구조가 널리 쓰인다. 다만 스폰서가 자체 바이오통계 인력을 보유한 경우 데이터베이스 잠금 이후 분석을 직접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CRO가 반드시 탑라인 분석까지 맡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 의견 엇갈려…"객관성 우려" vs. "절차상 문제 없어"
임상 탑라인 데이터 자체 분석을 둘러싸고 전문가들의 평가도 엇갈렸다.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에 정통한 한 업계 전문가는 회사가 CRO에 분석을 맡기지 않고 자체적으로 탑라인 결과를 산출한 데 대해 객관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적으로는 CRO가 객관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회사가 받아 발표하는 구조가 많이 활용된다"며 "회사가 직접 분석하면 결과가 좋든 나쁘든 시장에서는 객관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골관절염 치료제를 개발 중인 한 바이오기업 대표는 내부 분석 자체를 절차상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임상시험은 데이터 분석 방법을 프로토콜과 통계분석계획에 미리 정해놓고 진행한다"며 "데이터 락을 건 뒤 언블라인딩을 거쳐 로우데이터가 스폰서에 전달되면, 이후 분석과 해석 과정은 스폰서가 주도하거나 CRO와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데이터 락이 걸린 이상 스폰서가 데이터를 임의로 바꿔치기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며 "회사 내부에서 분석했다고 해서 그 자체로 비윤리적이거나 비정상적인 절차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결국 내부 분석 적절성을 판단하려면 분석 주체만 볼 것이 아니라 데이터베이스 잠금 여부, 사전에 확정된 통계분석계획 준수 여부, 분석 프로그램과 결과의 재현 가능성, 향후 발간될 임상시험보고서(CSR)와의 일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코오롱티슈진 "회사 내부 데이터 분석 역량 갖춰"
코오롱티슈진 측은 탑라인 데이터를 자체 분석한 배경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회사 내부에 이를 수행할 수 있는 팀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데이터 자체는 CRO가 모두 취합해 클리닝 작업을 마친 뒤 데이터 락을 걸고, 잠금 상태의 로우데이터를 회사에 넘겨주는 방식"이라며 "그 이후 분석은 코오롱티슈진 내부 팀이 맡았다"고 말했다.
데이터 락은 임상 데이터의 정제와 오류 확인을 마친 뒤 추가 수정이 불가능하도록 데이터베이스를 잠그는 절차다. 잠금 이후에는 변경 이력과 감사 추적 없이 데이터를 임의로 수정하기 어렵다.
회사 측은 이번 탑라인 분석과 공시 과정에서 시간적 제약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공시 의무가 걸려 있어 결과를 확인하는 순간 공시해야 하다 보니 추가 분석을 진행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탑라인 데이터에 대한 추가 분석은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가 분석을 통해 특정 하위그룹이나 기관별 차이가 확인되더라도, 사전에 설정된 공동 1차 평가변수의 통계적 실패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향후 관건은 추가 분석에서 위약 반응의 원인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규명되는지와, 오는 10월 발표될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