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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판을 바꿔놨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뒤 세계 원유의 20%가량이 지나던 호르무즈 해협이 막혔고,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2월부터 5월까지 40%가량 급감했다. 최근 몇 주 사이 통행은 나아졌지만,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양국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각국은 대체 공급처를 찾아 나섰다.
캐서린 루니 베라 스톤엑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CNN에 “나는 예전부터 브라질을 무역전쟁의 승자라고 불러왔는데, 이제는 실제 전쟁의 승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봉쇄가 중국으로 하여금 “다른 곳, 즉 브라질을 쳐다보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브라질로 향한 것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두 나라는 신흥국 협의체인 브릭스(BRICS)의 창립 회원국으로, 중국은 2009년 이후 줄곧 브라질의 최대 교역 상대국 자리를 지켜왔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미국의 뒷마당으로 여겨져온 중남미에서 꾸준히 발을 넓혀왔다고 CNN은 부연했다.
브라질 정부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알렉산드레 실베이라 브라질 광물에너지부 장관은 CNN에 보낸 성명에서 “지정학적 불안정이 커지고 주요 국제 수송로의 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 증산은 “더 큰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그는 브라질이 “안정적이고 안전하며 예측 가능한 에너지 공급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전 이후 국제유가는 30% 뛰어 배럴당 90달러(약 12만735원)를 웃돌고 있다. 유가 상승은 브라질에 기회가 됐다. 브라질은 2006년 앞바다에서 대규모 유전을 발견했지만, 원유가 두꺼운 소금층 아래 깊은 바닷속에 묻혀 있어 캐내기가 기술적으로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들었다. 이른바 암염하층(프리솔트) 유전이다.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시추 기술이 발전한 데다 전쟁으로 유가가 뛰면서 채산성이 맞아떨어졌다. 에너지 정보업체 엔버러스는 브라질의 암염하층 원유 생산이 2030년까지 하루 400만배럴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새 유전도 나왔다.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는 지난달 아마존강 하구 인근 아마파주 앞바다의 이른바 ‘적도마진’ 해역에서 새로운 유전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를 “이 나라의 미래로 가는 여권”이라고 반겼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계속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닫으려 한다면, 우리는 적도마진을 전 세계에 열어젖히겠다”고 말했다.
페트로브라스는 성명에서 자사의 생산과 수출이 특정 지정학적 사건에 좌우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막혀 발이 묶인 산유국들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자평했다. 회사는 “페트로브라스는 분쟁 지역을 우회하는 항로를 갖고 있어 운영의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그만큼 이익률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