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글로벌금융위기시 미국과 유럽계 외은지점의 대출행태가 국내은행이나 외국은행 법인 움직임과 차이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통화정책 역시 이같은 점을 고려해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한은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평상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국내은행이나 외국은행 법인 및 지점 모두 대출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평상시 기준금리를 1%포인트(100bp) 인하할 경우 대출증가율은 국내은행 9.993%, 외국은행 법인 12.308%, 외은지점 8.625% 증가했다.
반면 2008년부터 2009년 금융위기시에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외은지점의 경우 오히려 대출을 줄이는 행태를 보였다. 이 시기 기준금리를 100bp 인하했을때 대출증가율을 보면 국내은행 14.578%, 외국은행 법인 11.870%로 평상시와 유사했다. 반면 외은지점은 오히려 6.237% 줄였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글로벌 은행지점망을 갖추고 있는 미국과 유럽계 지점에서 더욱 뚜렷했다. 동일조건에서 평상시와 위기시 대출증가율을 산출한 결과 미국계지점은 각각 6.626% 증가와 19.670% 감소한 반면 미국계를 제외한 지점은 각각 8.483% 증가와 5.571% 감소를 기록했다. 글로벌지점망을 갖춘 외은지점은 각각 9.009% 증가와 7.369% 감소를 보였고 아시아지역 외은지점은 각각 7.347% 증가와 3.887% 감소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미국계 외은 지점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위기 등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된 미국 본점 영향을 크게 받은데다 국내 시장점유율도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외은지점의 경우 내부자금 조달시장에 대한 접근이 가능함에 따라 주재국 자금사정보다는 모국 본점의 자금사정에 더 의존하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또 외은지점의 경우 주재국법보다는 모국법의 영향을 더 받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임호성 한은 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위기시 외은지점은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대출증가율이 오히려 줄었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때 글로벌 은행망을 가진 미국과 유럽계 은행들의 타격이 더 컸고 이들이 해외 지점을 통해 자금을 흡수하려는 유인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향후 금융위기가 재발할 경우 통화정책이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갈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추후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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