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가계부채 총량 자체는 계속 늘고 있는 데다 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실질적인 이자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한은 안팎에서도 비율 하락을 근거로 가계부채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총량 관리 기조와 취약차주 보호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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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전날(15일) 공개한 ‘2026년도 제16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한 위원은 “명목 GDP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목표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른 위원도 “명목 GDP 성장률이 전례없이 높아지면서 올해 말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상당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경제은행(BIS)이 발표한 올해 1분기 말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5.1%로, 지난해 말 88.1%에 비해 3.0%포인트 하락했다.
최근의 가계부채 비율 하락은 가계부채 자체가 줄어서가 아니라 분모인 명목 GDP가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불어난 데 따른 결과다. 올해 1·2분기 국내 명목 GDP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1%, 26.4% 급증했다.
이런 명목성장률 급등이 가계부채 비율을 통계적으로 낮추는 ‘분모 효과’를 내고 있지만, 가계부채 잔액 자체는 최근 당국의 총량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비율이 상당폭 하락하더라도 주요국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향후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경우 동 비율이 재차 반등할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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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도 가계의 이자부담을 직접적으로 키운다. 한은은 지난 7·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으며,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긴축 기조 역시 오랫동안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한은 자체 추산에 따르면 금리가 0.5%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총 6조 5000억원 증가한다.
연체율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금통위원은 “연체율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단순히 장기평균과 비교해 그 수준을 평가하기보다 산업별 고용 비중 등 경제구조를 고려한 연체율 수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상환능력이 부족한 취약차주 비중이 상승하고 있는 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한은 내 인식이다.
올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밑돌 것으로 예상한 금통위원도 “가계의 상환부담은 명목 GDP가 아닌 항상소득(permanent income)에 의해 결정된다”며 “지표의 흐름과 실제 가계가 체감하는 상환부담 간의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가계대출 관련 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율 개선이라는 숫자와 가계가 실제로 느끼는 부담 사이에 간극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지난 2분기 국민소득 통계를 보면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총영업잉여는 전기 대비 18.5% 급증한 반면, 가계의 실제 지갑 사정이라 할 수 있는 피용자보수(임금 및 급여 등)는 전기 대비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업 이익 확대가 가계 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데 시차가 걸린다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최근 성장세가 일부 반도체 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윤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대출 규제 속에서도 신용대출이 크게 늘어나는 등 가계대출 총량은 늘고 있다”며 “부문 간 양극화가 심한 상황에서 이자 부담은 가중되고 있어 성장률 개선이 경제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