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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집밥' 정진영 "이준익 감독과 26년 인연, '숏폼' 제안도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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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재 기자I 2026.09.04 12: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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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드라마 '아버지의 집밥'
아버지 하응 역 정진영 인터뷰
"연기 대표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이준익 감독님이 하자고 하면 해야죠. 하하.”

정진영(사진=레진스넥)
정진영(사진=레진스넥)
배우 정진영이 4일 서울 성동구 키다리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숏폼 드라마 ‘아버지의 집밥’ 공개 전 인터뷰에서 이준익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을 전했다.

‘아버지의 집밥’은 40년간 삼시세끼 집밥만 찾던 아버지 하응(정진영 분)이 ‘요리백지증’에 걸린 아내 순애(이정은 분)를 대신해 생애 처음 부엌에 들어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아버지의 집밥’은 영화 ‘왕의 남자’, ‘사도’, ‘동주’, ‘변산’ 등을 연출한 천만 감독 이준익 감독의 첫 숏폼 드라마다.

이준익 감독 뿐만 아니라 정진영에게도 첫 숏폼 장르 도전이었다. 정진영은 “숏폼 장르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렇게 금방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하자고 했는데,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너무 좋은 이야기네. 꼭 해야겠네’라고 생각했다. 배우로서도 만나기 힘든 작품이고 배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낯선 숏폼이라는 장르 제안에 고민은 없었을까. 정진영은 이 감독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감독님과 저는 2000년부터 만난 26년 사이다. 처음에는 ‘달마와 놀자’라는 영화의 제작자로 만났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거장, 명장 칭호를 붙여도 이상하지 않은, 힘 있는 연출자이지 않나. 하자고 하면 해야지”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작품은 드라마 ‘포핸즈’를 찍으면서 양해를 구하고 병행하게 됐다. 정진영은 “감독님이 작업하실 때 저를 생각하셨다고 한다. ‘정진영의 역이다’라고 하셨다”며 “반갑게 맞이한 배역이다”라고 전했다.

정진영(사진=레진스넥)
정진영(사진=레진스넥)
이준익 감독에 대한 무한한 신뢰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시간이 지날수록 저 분은 천재라는 생각이 든다. 집중력과 머리 회전이 빠른 분”이라며 “엄청난 CPU를 갖고 계신다고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끊임없이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스타일이다. 저 사람에 대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다가도 작업하다보면 모르는 게 또 나온다. 앞으로 어떤 도전을 하실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정진영이 생각하는 ‘아버지의 집밥’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보통 숏폼 드라마가 젊은 이들의 사랑 이야기거나 극적인 이야기, 짧은 시간에 관객들을 확보하는 이야기더라. 근데 이 이야기는 기존의 작품들과는 굉장히 템포가 다른 가족 드라마이고, 충분한 감정을 갖고 있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사진=레진스넥)
(사진=레진스넥)
정진영은 하응 역으로 분해 실감나는 연기를 선보였다. 정진영은 “아내와의 첫 뜨거움을 기억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하응처럼 뒤늦게 눈물 흘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 드신 분들이 보시고 막 우시더라”라고 말했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을 묻자 “숏폼이니까 연기를 특별히 달리해야겠다면서 장르적 특성을 고려하진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얘기를 끌어가는 큰 축이 있고, 코믹 코드를 가져가야 하고, 마지막에 감정이 올라서 눈물까지 나게 하는 변화를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감정의 진폭을 유지할 수 있는 감정의 상황들을 준비해갔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응 캐릭터가 재밌는 건 내면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거다. 내레이션과 순애를 바라보는 시선. 그 시선이 굉장히 중요하게 보여지고, 보는 분들이 그걸 그대로 읽으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정은과는 이준익 감독의 ‘욘더’ 이후 두 번째 부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정진영은 “이정은 씨와는 서로를 신뢰하고 좋아하는 멘탈리티가 형성돼 있다. 부부로서 연기할 때의 호흡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극 중에서 굉장히 묘한 관계 아닌가. 아내를 약간 지배하던 남편이었다가 아내에게 지배받는 남편이 됐다. 지배관계가 요리로 표현되는 것도 재밌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집밥이라는 가치가 지배의 정치적 관계로 볼 게 아닌데, 이 영화 속에선 그렇게 돼있었다”며 “말도 안 되는 관계가 형성된 아래에 코믹 코드가 깔려있다. 즐겁고 편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정진영(사진=레진스넥)
정진영(사진=레진스넥)
정진영은 매체와 형식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그 중심에는 결국 ‘좋은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도 하고 드라마도 하고 OTT 시리즈도 하고 숏폼까지 하게 됐다. 시대가 변하면서 어떤 장르, 어떤 형식이 나타날지 모르겠다. 장르의 변화가 저를 요구하고, 제가 동의하면 또 하게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장르란 건 일종의 창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커다란 창은 영화고 중간 창들은 드라마나 시리즈라면 숏폼 드라마는 조그만 창”이라면서 “바깥 풍경을 보기 위한 장치이지 않나. 중요한 건 풍경. 좋은 이야기다. 창문 크기에 따라서 모양은 다를 수 있으나 잘 담을 수 있을 것이다. 각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의 집밥’ 숏폼 드라마지만 9일 일부 극장에서 먼저 개봉한다. 정진영은 “극장의 큰 화면에서 보리라는 생각을 못 하고 시작한 작업이었다”며 “가족 이야기고, 제 나이 또래분들께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인데 그분들은 숏폼 플랫폼 접근이 어려울 것 같다. 저도 어렵다”며 웃었다. 그는 “(극장 상영을 통해) 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는 기대가 있다. 관객과 만나는 접점을 늘린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진영은 “‘아버지의 집밥’이 저의 대표작이라고 서슴없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배우는 자기가 나온 작품을 볼 때 굉장히 낯설어한다. 연기상의 허점이 보일 수도 있고, ‘저게 나인가’ 이상한 거울을 보는 느낌도 들어서 잘 안 보게 된다. 싫은 게 아니라 불편하다”고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이 작품은 하면서도 불편하지가 않았다”며 “왜곡된 다른 저의 모습이 아닌 것 같아서 그런 것 같다. 배역으로서 투명한 감정 교류가 있다고 할까. 작품 또한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진영은 “어떤 면에서 작품은 관객이 찾고 발굴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극장도 제한돼있고, 관객분들이 발견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주체적으로 발견해주셔서 이 작품을 봐주시면 너무나 감사할 것 같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아버지의 집밥’은 9일 개봉 이후 숏폼 드라마 플랫폼 레진스낵을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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