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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수석은 최근 금융권을 겨냥한 전방위적 해킹 사태를 예로 들며 “대출 관련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면 대출이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대환대출을 유도할 수 있다”며 “최근 퇴직했다는 정보가 있다면 투자사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신한·KB국민·하나·BNK부산은행을 비롯해 저축은행과 캐피털사 등 금융권 전반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랐다. 특히 신한은행에서는 고객의 이름과 전화번호뿐 아니라 연소득과 대출 한도 등 금융정보까지 유출됐다.
이미 금융사기 피해 규모는 커지는 추세다. 우리은행이 인용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기 피해액은 2022년 7911억원에서 지난해 2조 3755억원으로 3년 만에 약 3배로 증가했다. 범죄조직은 기술개발과 피해자 유인, 자금세탁 등을 분업화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메신저, 생성형 AI 등을 범행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문제는 피해자가 사기범을 신뢰해 자발적으로 돈을 송금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SNS나 메신저로 피해자에게 접근해 장기간 신뢰를 쌓은 뒤 투자를 권유하는 신종 수법이 주로 활용되면서다. 이 때문에 피해자가 사기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면서 신고와 피해액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
전 수석은 일단 사기범에게 돈이 넘어가면 피해액을 되찾기 쉽지 않다고 봤다. 범죄조직이 피해액을 여러 대포통장으로 분산하거나 가상자산으로 전환하고 해외로 빼돌리는 등 자금세탁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보이스피싱 피해환급률은 22% 수준에 그쳤다.
경찰에서 24년간 근무하며 보이스피싱 조직 수사와 국제공조 등을 담당한 전 수석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와해되지 않으면 피해금을 찾기는 거의 어렵다고 보면 된다”며 “(피해자가 이미 송금한 이후) 단속해서 돌려받은 금액은 아마 2~3%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때문에 송금 전에 계좌를 차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사전 탐지와 차단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금융사기예방 전담부서를 두고 FDS를 중심으로 한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보호그룹 산하 금융사기예방부에는 25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경찰 출신 금융사기 전문가인 전 수석도 올해 합류했다.
전담부서 신설은 금융사기 대응의 책임 주체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기존에는 영업점이나 개별 담당자의 경험과 판단에 의존하던 업무를 전담조직으로 일원화하면서 이상 거래 탐지부터 위험 판단, 거래 차단, 수사기관 협력까지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특히 금융사기 발생 시 대응 과정과 책임 소재를 보다 명확히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직 차원의 대응력을 높이는 조치로 평가된다.
FDS와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간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FDS에서 포착한 자금세탁 등 의심정보 639건을 AML 부서에 전달했으며 이 가운데 83건이 의심거래보고(STR)로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오는 11월 신규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연말까지 안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생성형 AI를 활용해 새로운 금융사기 유형과 이상징후를 분석하고 신규 탐지 시나리오와 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