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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5월 9일 오전 10시 40분쯤 대구 서구 평리동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위층에 사는 50대 남성을 흉기로 46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아래층에서 피해자가 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탑승해 범행했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량 출혈에 따른 저혈량성 쇼크로 1시간여 만에 숨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앙심을 품었다고 진술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2023년 4월 피해자의 가족이 입주한 직후 시작돼 약 3년간 이어졌다. 그러나 유족은 실제 소음을 유발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유가족은 반복되는 항의에 소음 방지 매트를 깔고 실내화를 신는 등 주의를 기울였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양측이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다 경찰이 출동해 중재하기도 했다.
재판에서 A씨 측은 약 1270만 원을 들여 방음부스를 설치하고 헤드폰을 착용할 만큼 소음으로 고통받았다고 주장했다. 정신적 문제도 제기했지만 전문의 정신감정 결과 별다른 이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재판부도 정신병적 수준의 피해망상으로 판단하기에는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 당일에는 집에서 잠을 자던 중 ‘쾅’ 하는 소리와 진동에 잠에서 A씨가 위층에서 소음이 발생했다고 의심해 흉기를 챙겨 나왔다. 이후 피해자가 타고 내려오던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피고인이 엘리베이터에서 피해자와 마주치자마자 흉기를 수십 차례 휘두르고, 자해한 뒤 피해자의 목을 다시 찌르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피고인은 재판에서 “나를 일부러 괴롭히려고 층간소음을 낸 거라고 생각했다”며 “피해자가 소리를 내며 고통스러워하길래 마지막에 목을 한 번 더 찔렀다”고 진술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소음의 원인이 실제로 위층 주민에게 있었는지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해당 아파트에서는 배관 하자가 확인돼 엘리베이터에 관련 안내가 게시됐고, 소음과 진동을 해결하기 위한 압력탱크 교체 작업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이 주장하는 층간소음이 모두 피해자 가족 때문에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피고인은 이전에 살던 주택에서도 이웃이 문을 세게 닫는 소리 등에 불편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계획에 의한 잔인한 범행임을 고려해 징역 20년을 구형했지만, 배심원단은 A씨가 B씨 가족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25∼30년형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점과 범행의 계획성, 잔혹성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자신도 층간소음이 피해자 가족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 확신하지 못했다”며 “목과 폐, 장기 등을 수십 차례 찌르고 반성하지 않는 태도는 가중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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