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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7일(현지시간) 금, 귀금속, 흑연, 철강 및 알루미늄 등의 거래를 제한하는 대이란 제재를 발효한데 이어, 오는 11월5일부터는 이란산 원유와 석유제품 거래를 비롯해 해운, 조선, 금융 및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발생하는 모든 거래 행위를 차단할 예정이다. 미국 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 등 제3자도 제재대상이 되는 ‘세컨더리 보이콧’ 방식이다.
이란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는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관측된다.
中, “이란산 원유수입 줄이라”는 美제안 거부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두 명의 미국 관료를 인용해 중국이 오는 11월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제로’ 수준으로 줄여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중국은 작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1년 동안 67만7211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다. 이란 원유 수출의 30%에 육박하는 물량이다. 지난달에는 이란산 원유 수입을 26% 늘려 이란 원유 수출의 35%까지 비중을 끌어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초 이란 핵협정(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탈퇴한 뒤 3∼6개월의 유예 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대이란 경제 제재를 복원시키겠다고 예고했다. 이후 아시아 및 유럽 동맹국들에게 오는 11월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나아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엔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압박해 왔다.
중국에는 프란시스 패넌 미국 국무부 에너지 차관보가 방문해 관련 제재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제재 부활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중국 정부는 과거에도 미국이 국제 거래에서 일방적으로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비난한 바 있다.
이미 이란의 가장 큰 교역 파트너인 중국이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한 데에는 양국이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무역전쟁과 맞물려 이란과 중국의 유대를 강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이란 핵협정 탈퇴 후 대이란 제재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모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블룸버그는 “2015년 체결했던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 이란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중국이 무색케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달 미국 정부 고위 관료의 말을 빌려 “미국의 제재 위협으로 생기는 아시아 국가들의 이란산 원유 수입 공백 대부분을 중국이 메꿀 것”이라며 “이란이 받게 될 경제적 충격을 중국이 완화시켜줄 것”이라고 보도한바 있다. 미국이 이란에 ‘최대한의’ 경제적 압박을 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늘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보도가 엇갈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현재 수준보다 수입 규모를 확대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면서 “석유 수입을 대폭 늘리겠다는 우려는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은 앞서 예측한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도 다른 나라들이 줄인 물량을 중국이 상쇄시킬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확대할 경우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미국과 관련이 없는 국영은행들을 동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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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이어 EU와 인도 역시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프랑스, 영국, 프랑스, 독일 외무장관과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 핵협상을 유지하는 것은 국제협약 존중 및 국제안보에 대한 문제”라고 강조한 뒤, 이란산 원유 및 천연가스 수입을 계속할 수 있다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 국가는 이란 핵협정을 유지하되, 필요시엔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미국이 협정 탈퇴를 선언했을 때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적극 설득에 나서는 등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미국이 협정 탈퇴 및 독자적인 대이란 제재를 강행하자 이란 편에 서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EU는 미국의 제재를 피하거나 타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중이며, 우선은 ‘물물교환’ 방식으로 이란과 거래를 계속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원유를 수입한 국가 계좌에 결제대금을 입금하고, 이란이 해당 국가에서 물건을 수입할 때 차감하는 방식이다.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은 이미 같은 방식으로 이란과 거래를 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정부는 자국 중앙은행에 이란중앙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특히 프랑스는 이란산 원유를 중국, 인도, 러시아 등지로부터 수입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역시 외국 회사들이 세컨더리 보이콧 등 제재를 당하지 않도록 자국 회사들을 통해 직접 수송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개별 기업들에겐 이란과의 거래가 여전히 부담이다. 미국의 금융·에너지 시장에서 퇴출당할 우려가 있어서다. 컬럼비아대학 세계에너지정책센터의 리처드 네퓨 교수는 “기업들이 중앙은행에 석유 대금을 지불하더라도 미국은 여전히 그 회사를 제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자국과 관련이 있는 기업이 이란과 거래시엔 제재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이날 “가능한 한 많은 국가가 가능한 한 빨리 이란 석유 수입을 전면 중단토록 하는 게 우리의 정책 목표”라며 “향후 몇 달 동안 이란의 석유 수출이 완전히 없어지거나 현저하게 감소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기관 및 에너지 관련 기업 대다수가 이란과의 거래를 중단하고 있다. 실례로 일평균 260만배럴에 달했던 이란의 석유 수출이 7월엔 230만배럴로 30만배럴 가량 감소했는데, 유럽 정유회사들이 이란산 원유 구매를 줄인 탓이다. 시장에선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되는 11월5일 이후엔 석유 수출이 일평균 최대 100만배럴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