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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유화 공약…獨 '베를린 맘다니'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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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26.09.21 15: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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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좌 좌파당, 베를린 주의회 선거서 1위
튀르키예 출신 이민자 2세 에랄프 주목
주택 임대료 대책 전면 내세워 약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독일 극좌 성향의 좌파당(Die Linke)이 20일(현지시간)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좌파당의 베를린 시장 후보로 나선 엘리프 에랄프(45)도 주목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 좌파당은 25.3%를 득표해 제1당에 올랐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보수 정당 기독민주연합(CDU)은 19%,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6%를 기록했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은 12.1%에 그쳤다.

좌파당의 득표율은 이전 선거의 약 두 배로 뛰었다. 이에 따라 에랄프가 시장에 오를 경우 독일 통일 36년 만에 옛 동독 공산당에 뿌리를 둔 좌파당 출신 첫 베를린 시장이 된다.

20일(현지시간) 독일 좌파 정당 좌파당(Die Linke)의 수석 후보 엘리프 에랄프가 베를린 주의회 선거 후 좌파당 선거 행사 무대에서 환호하고 있다.(사진=로이터)
20일(현지시간) 독일 좌파 정당 좌파당(Die Linke)의 수석 후보 엘리프 에랄프가 베를린 주의회 선거 후 좌파당 선거 행사 무대에서 환호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에랄프는 1980년 쿠데타 이후 튀르키예를 떠난 좌파 성향 부모 밑에서 자랐다. 그는 AfD가 연방의회에 처음 진출한 2017년 좌파당에 입당했다. 짧은 앞머리와 문신, 링 귀걸이, 붉은 립스틱은 그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 청바지와 운동화에 항공점퍼를 걸치고 자신이 좋아하는 색조인 ‘레드 포피’ 립스틱을 바른 채 유세에 나섰다. 이민자 2세 여성이라는 배경에 강경 좌파 공약까지 겹치면서 선거 전부터 ‘베를린의 맘다니’로 불렸다.

에랄프와 좌파당이 내세운 대표 공약은 민간 주택회사 국유화다. 베를린 주택 재고의 상당 부분을 보유한 대형 민간 임대업체의 주택을 공공 소유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으로, 급등한 주거비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베를린은 1980~1990년대까지만 해도 빈 공간과 저렴한 임대료, 무단 점거 건물로 유명했다. 예술가와 테크노 음악 애호가들이 몰리면서 유럽 반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지만 이후 인구가 늘고 민간 자본이 대거 유입되면서 주택시장은 크게 달라졌다. 임대료도 가파르게 뛰었다.

이미 2021년 주민투표에서 베를린 시민의 58%가 대형 기업형 임대업체가 소유한 아파트를 공공 소유로 전환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좌파당은 이를 근거로 독일 증시 대표지수 DAX 상장사인 보노비아 같은 대형 부동산 회사의 주택을 공공 소유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보노비아는 베를린에만 약 13만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에랄프는 투표 마감 후 첫 발언에서도 치솟는 임대료를 베를린의 “가장 큰 사회 문제”로 규정했다. 그는 주택회사 국유화를 추진해 “베를린에서 투기를 몰아내겠다”고 밝혔다. 환호하는 당원들에게는 “오늘부터 우리는 함께 베를린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약 22만가구를 공공 소유로 전환하는 정책이 실제 시행될지는 불확실하다. SPD 사무총장 팀 클뤼센도르프는 주택회사 국유화에 약 200억유로(약 31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 인프라테스트 디맵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7%만 국유화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정 구성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SPD와 녹색당은 좌파당과 연정을 구성할 의향을 내비쳤지만, 펠릭스 바나샤크 녹색당 대표는 좌파당 일부를 둘러싼 반유대주의 의혹이 먼저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나샤크 대표는 “반유대주의에 맞서 싸우겠다는 명확한 입장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와 함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좌파당은 조직적인 반유대주의가 존재한다는 비판을 부인하고 있다. 반유대주의뿐 아니라 인종주의와 성차별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특정 집단을 겨냥한 적대’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같은 날 주의회 선거가 치러진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서는 AfD가 1위를 차지했다. AfD는 이달 초 작센안할트주 주의회 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뒀으며 베를린에서도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AfD뿐 아니라 좌파당까지 동시에 약진한 것은 중도좌파와 중도우파 등 기존 주류 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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