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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투신 사망...7년 수배 견뎠던 '노동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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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락 기자I 2018.07.23 15:12:06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열정적인 노동운동가에서 직업정치인으로 정계에 입문해 성공적인 이력을 쌓아가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계는 물론 시민들도 노 의원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노 의원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외투에서 유서가 발견된 점 등을 미루어 노 의원이 투신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학생운동, 노동운동을 거쳐 국회의원 3선을 달성하며 진보 정치인으로 입지를 다졌던 노 의원은, 결국 안타까운 죽음으로 정치이력을 마감하게 됐다.

7년 수배 당한 ‘열성’ 노동운동가

노 의원은 대학을 다니던 중 직업학교에서 용접기능 자격을 얻어 이른바 ‘학출’(생산직으로 취업해 현장 노동운동을 조직하는 대학생 출신 운동가를 이르는 말) 운동가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활발하게 조직활동을 하던 노 의원은 시위 주도, 불온문서 배포 등 혐의로 1982년 경찰 수배선상에도 오른다. 노 의원의 수배기간은 이후 7년이나 이어졌다.

노 의원의 아내인 김지선씨 역시 노동운동가로 노 의원은 체포되기 한 해 전인 1988년 김씨와 결혼했다. 노 의원이 이름을 알린 후에는 부부가 재야 시절 겪었던 생활고 등이 알려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출소 후 정당 정치… 국회의원 3선 달성

1987년 노동자 대투쟁 당시 새로 출범한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인민노련)에 가담했던 노 의원은 1989년 결국 체포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6개월형을 선고받는다. 이후 1992년 만기 출소해 ‘노동자 정치세력화’라는 목표로 정당정치에 본격적으로 가담하게 된다.

노 의원은 1992년 진보정당추진위원회, 1996년 국민승리21 등 진보진영 후보의 대선캠프에서 잇따라 활동했다. 국민승리21은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에 성공했고, 노 의원은 당의 초대 부대표를 맡았다.

이후 민주노동당이 부침을 거듭하던 와중에도 노 의원은 방송 토론에서 보여준 달변과 정연한 논리 등으로 이름을 알리며 진보진영에서 보기 드문 인기 대중 정치인이 됐다. 결국 17대 비례대표를 시작으로 19대 서울 노원구병, 20대 창원 성산구에서 국회의원 3선을 달성하며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과 함께 진보 정당의 확실한 ‘스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삼성X파일’ 폭로로 의원직 잃기도

노 의원이 미디어에 가장 집중적으로 조명됐던 사건은 ‘삼성X파일’ 폭로사건일 것이다. ‘삼성X파일’은 삼성으로부터 자금후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검사 명단이 담긴 문건으로, 노 의원은 2005년 8월 이 문건을 인터넷 미디어에 공개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노 의원은 결국 2013년 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4월(집행유예) 선고를 받아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이 사건은 2005년 당시 파일에 연루된 검사들은 전원 불기소 처분을 받은 반면, 문건을 공개한 국회의원만이 처벌받는 결과로 끝나 한동안 논란이 그치지 않았다.

‘정치스캔들’ 연루로 생 마감

노 의원은 ‘드루킹 특검’ 수사 도중 나온 정치인 금품 수수 의혹에 연루됐다. 특검은 노 의원 측에 금품이 전달된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했다며 수사에서 확인된 혐의점을 공개했다. 노 의원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으나 혐의 공개 수 일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내렸다. 유서에는 ‘금품을 받은 적은 있으나 청탁 목적은 아니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기 정치인이 죽음을 택할 정도로 압박을 받은 이번 사건 진상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영향력 있는 대중 정치인 부족에 시달리는 진보 진영에 노 의원의 죽음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무엇보다 노 의원이 삶으로써 보여준 ‘기성정치 편입에 성공한 운동가’의 전형은, 한동안 공백으로 남을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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