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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 일어나는 마음을 담아 작전명 ‘미라클’
이들을 구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지난 4월 미국이 철군 계획을 밝힌 이후, 주아프간 한국 대사관에 신변안전 문제를 호소하며 한국행 지원 요청이 쇄도하자 우리 정부는 이들을 수송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들을 태울 민간항공기 섭외 등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지난 15일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점령되는 등 예상보다 빠르게 상황이 급변하면서 이같은 계획이 무효로 돌아갔다.
민항기 투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투입된 것은 군 수송기였다. 문제는 아프간 현지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며 이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상당수 인원이 아프간 전역에 흩어진 상황에서 연락조차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기준 한국행 의사가 있는 것으로 최종 확인된 이들은 427명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을 어떻게 공항으로 집결시킬 것인가였다. 카불 곳곳에 탈레반이 검문소를 설치하고 피란민이 몰려 공항 진입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 정부는 지난 17일 수천 명을 공수할 계획으로 항공기를 보냈지만, 혼란 상태에서 겨우 7명만 탑승한 채 출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버스를 대절해 현지인들을 공항까지 수송하자는 모델이 20개국 외교차관 모임에서 처음으로 소개됐다. 이 모델을 처음 적용한 곳이 우리나라이다. 카타르에서 아프간에 먼저 도착해있던 주아프간 대사 직원들은 현재 버스회사들과 접촉해 버스를 대절했고 집결장소를 공지했다. 그 결과, 자력으로 카불공항까지 도착한 26명을 제외한 365명이 6대의 버스를 타고 카불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자발적으로 아프간 잔류를 택하거나 제3국행을 택한 36명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원을 구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작전명은 ‘미라클’이었다. 생사의 위협에 처한 아프간인들에게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우리 정부로서도 이번 구출작전 성공은 기적이었다. 군 관계자는 “한국에서 아프간까지 거리가 왕복 2만㎞에 달한다”며 “이처럼 먼 적지에 군 수송기를 보내 많은 이들을 구출하는 작전은 군으로서도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인재교육원에서 5~6주간 수용…의사 물어 정착·이주 지원
이번에 한국에 오는 이들은 우리 대사관, 코이카 한국 병원, 직업훈련원 등에서 우리와 함께 일한 아프간 현지인 직원과 가족들이다. 특히 5세 이하 영유아가 100여명이며, 태어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신생아도 3명이나 됐다. 우리 군은 아이들이 누울 수 있는 매트리스와 분유, 우유 등을 사전에 준비해갔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이들 중 탈레반 관계자가 섞여 있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외교안보당국의 평가다. 수천명을 이송한 프랑스 등과 달리 우리나라에 수송된 아프간인들은 391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다들 짧게는 1~2년 길게는 7~8년 이상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는 만큼 이미 채용과정에서부터 어느 정도 신분이 보장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외교부는 여기에 이송 전 전문가의 참석 하에 신원을 조회하고 사전에 여행증명서를 발급한 뒤, 이를 대조하는 등 이중삼중의 신원 확인 절차를 걸쳤다고 설명했다.
공덕수 전 아프가니스탄 지방재건팀 한국직업훈련원장은 이번 작전을 수행한 외교부와 국방부에 감사의 인사를 표하기도 했다. 공 전 원장은 “최근 바그람 미국 공군기지에 있던 옛 한국병원과 직업훈련원 건물이 최근 탈레반에 의해서 폭파됐다. 이를 보면 탈레반이 한국 병원과 직업훈련원에 조력했던 인물들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며 “한국은 친구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신의와 의지를 국제사회에 다시 한 번 인식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 신분으로 입국해 충북 진천 소재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6~8주간 머물게 된다. 우리 정부는 향후 거취 의사를 파악해 한국 정착 또는 제3국행을 지원할 방침이다. 한국 정착을 원할 경우, 이를 위한 정착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영유권 발급도 검토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프가니스탄 현지 조력인 국내 이송과 관련한 현재 상황과 향후 조치 계획을 보고 받은 뒤 “우리를 도운 아프간인들에게 도의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또 의미 있는 일”이라며 “아프간인들이 국내 도착 후 불편함이 없도록 살피고, 방역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6일 인천공항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공로자’의 체류 자격 및 향후 국내 정착 절차에 대해 직접 브리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