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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임금단체협상에서 SK하이닉스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제도에 합의했다. 지급 대상 성과급의 80%는 당해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향후 2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방식이다. 최 회장은 노사 간 합의가 우선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SK하이닉스 노사와 구성원이 머리를 맞대고 현명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책정하는 방식이 주주와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전문가와 업계 안팎에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황기에는 특정 기업에 대규모 성과급이 집중되면서 협력사와의 임금 격차가 확대될 수 있고, 반대로 불황기에는 성과급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제도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가 주주까지 확대된 만큼, 성과급 지급 기준 역시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논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주주들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지금과 같은 일률적인 성과급 산정 방식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첫 단추를 SK하이닉스가 잘못 끼운 부분이 있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자리잡을 때까지 하니닉스 종사자들이 애쓴 건 맞지만 보상에 대한 결단도 필요하나 거기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성과급 재설계가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영업이익 증가가 특정 이해관계자 한 집단의 기여만으로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가장 큰 위험을 부담하는 주체에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공장과 설비 투자에 자금을 제공하는 주체는 결국 주주”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주주의 통제를 받거나 주주의 승인 절차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과급 자체는 노사 임단협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제도 재검토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조동근 교수는 “기본적으로 이익 처분은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야 한다. 주식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주주들의 모임인 주주총회”라며 “이익 처분은 노사 협의 대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도 “경영자가 노조와 협상해 임의로 성과급 지급 비율을 정한다면 주주가치 훼손이나 배임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노사 합의가 이뤄졌더라도 제도 전반에 대한 재논의는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권재열 교수는 “아무리 노사 합의를 했더라도 사후적으로 수정이 필요하다면 개선하는 것이 장기적인 노사관계 설정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지용 교수는 “성과급 지급 비율을 낮출지, 상한을 둘지에 앞서 결정 절차부터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초과 성과에 따른 보상은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려 주주들의 의사를 확인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봤다.
조 교수는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과급을 노사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것 자체가 문제다. 임단협 의제 자체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며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파업에 나선다면 이에 대한 법적 판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도 “주총과 이사회 의결 이전에 ‘성과급은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법률적 판단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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