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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량채 발행 규제론까지…판매절차 촘촘한 설계가 현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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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기자I 2026.08.07 06: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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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회사채, 룰을 바꿔라]③
중앙그룹 사태에 비우량채 발행 규제론 부상
“명확한 불완전판매 없다면 투자손실 투자자 몫”
발행 제한보다 위험 고지·판매 절차 강화 필요

이 기사는 2026년08월07일 00시14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JTBC 회사채 불완전판매 의혹이 일자 일각에서는 비우량등급 회사채 시장의 발행 문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다만 회사채 시장 전문가들은 발행 자체를 규제하면 비우량 기업의 자금조달과 시장 유동성만 위축될 수 있다며 판매 단계에서 투자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생성형AI를 통해 제작한 인포그래픽.
생성형AI를 통해 제작한 인포그래픽.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JTBC 채권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되는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두고 불완전판매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중앙그룹 채권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은 JTBC가 채권 발행 당시 사실상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는데도 대표주관사와 판매사가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상품을 판매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과거 상법개전 이전처럼 순자산액 기준을 두는 등 기업의 회사채 발행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발행사의 재무상태와 상환 능력을 더욱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지난 2012년 상법 개정 전까지는 구 상법 제470조에 따라 회사채(사채) 발행 총액이 최종 대차대조표상 순자산액의 4배를 초과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순자산이 잠식된 기업은 회사채 발행에 상당한 제약을 받았고, 완전자본잠식 기업의 경우 신규 회사채 발행이 사실상 어려웠다. 그러나 2012년 개정 상법 시행으로 해당 규정이 폐지되면서 회사채 발행 한도는 법정 제한이 아닌 시장의 신용평가와 투자자 수요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로 바뀌었다.



비우량채, 개인투자자 의존도 높아…"규제 시 시장 위축 우려"

회사채 시장 전문가들은 회사채 발행 규제를 다시 강화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과거처럼 발행 규제를 강화하면 저신용등급 기업의 자금조달과 시장 유동성이 동시에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크레딧 채권 담당 연구원은 “비우량 기업들의 자금시장이 형성돼야 금융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며 “크레딧 이슈가 발생했다고 발행 문을 크게 좁히면 우량·비우량 기업 간 자금조달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 부채비율 이상인 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제한하면 비우량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가 줄어들고 자본시장 접근도 어려워진다”며 “저등급 채권은 유통거래가 부족한 만큼 리테일 수요까지 막기보다 공시와 투자 유의사항을 철저히 관리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우량채는 발행사가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투자자는 그에 따른 신용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개별 기업의 부실을 이유로 비우량채에만 별도의 발행 제한이나 특수한 규제 장치를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발행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은 어렵다”며 “위험도가 높은 기업은 낮은 신용등급과 높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고, 투자자는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더블B부터 싱글B, 트리플C 등급까지 하이일드(투기등급 채권) 시장이 형성돼 있다”며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발행이 어려워지고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하지만, 결국 발행 여부는 금리와 투자 수요의 상호작용으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고금리·저신용도 회사채 투자 위험성 충분한 설명 필요"

다만 시장 원리에 맡기기 위해서는 투자자에게 상품의 위험이 충분히 설명됐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특히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개인에게 회사채를 판매할 때 신용등급 하락과 채무불이행에 따른 원금 손실 가능성, 낮은 변제 순위와 환금성 위험 등을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JTBC 채권 투자자의 손실을 판매 과정의 설명 의무 위반에 따른 ‘피해’로 볼 것인지, 투자자가 신용위험을 감수한 데 따른 ‘투자 손실’로 볼 것인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불완전판매 정황이 확인된다면 판매사의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충분한 설명을 듣고 투자했다면 고금리에 수반되는 손실 위험은 투자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JTBC 채권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투자자가 이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며 “높은 금리와 중앙그룹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낙관적인 투자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완전판매를 뒷받침할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투자 손실은 원칙적으로 투자자가 책임져야 한다”며 “특히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이지만 자본으로 인정되고 변제 순위도 낮은 만큼 상품의 구조와 위험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발행을 막기보다 BBB급 이하 회사채와 신종자본증권에 사전교육과 투자자 이해도 확인 절차를 적용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판매 화면에는 발행사의 자본잠식 여부와 변제순위, 신용등급 변동, 유동성 위험 등을 표준화해 표시하고 신용사건이 발생하면 보유자에게 즉시 알리는 방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우량채 발행이나 투자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보다 상품의 위험과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알리는 게 우선”이라며 “투자자가 공시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판매 절차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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