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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율 높아져도 집값 안올라"…서울·지방 엇갈린 부동산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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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애 기자I 2026.07.20 18: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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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전세가율 75% 육박에도 매매시장 '잠잠'
서울은 50%대 전세가율에도 매매가격 빠르게 올라
"선행지표였던 전세가율로 이젠 집값 예측 어려워"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전세가율이 집값 상승의 신호로 통하던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서울은 전세가율이 낮아도 집값이 오르는 반면, 지방은 전세가율이 70%를 웃돌아도 매매가격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상반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사진=뉴시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사진=뉴시스)
전세가율은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이다. 통상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차라리 집을 사자’는 수요가 늘며 집값 상승의 선행지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서울과 지방의 수요 기반이 달라지면서 이러한 공식이 더 이상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20일 부동산 업계 및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8.9%로 10개월 연속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3.3%, 수도권 전세가율은 62.8%, 지방은 74.7%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방은 이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이 약 2%에 그친 반면 전세가격은 5% 가까이 오르며 전세가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서울은 같은 기간 전세가격도 상승했지만 매매가격 상승폭이 이를 크게 웃돌면서 전세가율은 50%대 수준에 머물렀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6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 8311만원, 평균 전셋값은 6억 9619만원으로 두 가격의 격차는 약 8억 87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전셋값이 약해서가 아니라 매매가격이 훨씬 빠르게 상승한 결과다.

과거 상승장에서는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의왕시는 2017년 말 전세가율이 82.4%를 기록한 이후 2022년까지 5년간 집값이 75% 상승하며 수도권 평균 상승률(61%)을 웃돌았다. 충북 청주 역시 2019년 말 전세가율이 82.5%까지 높아진 뒤 5년간 집값이 41% 오르며 같은 기간 지방 평균 상승률(21%)을 크게 상회했다.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서자 매매와 전세의 가격 차이가 좁혀졌고 실수요가 매수로 전환되면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올해 서울 지방 전세가율 월별 추이.[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올해 서울 지방 전세가율 월별 추이.[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서울은 전세가율이 지방보다 낮지만 오히려 매매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서울과 수도권의 공급 부족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산가치가 높은 핵심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 상황이 다르다. 실거주 목적의 전세 수요는 꾸준하지만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 지역 경기 둔화, 투자 수요 위축 등이 겹치면서 매수세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전세 수요는 유지되지만 매매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면서 전세가율 상승이 집값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을 ‘지방은 전세를 선택하고 서울은 매매를 선택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과거에는 전세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매매가격도 뒤따라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지역별 수요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며 “서울은 공급 부족과 자산 선호 현상으로 매수 수요가 집중되는 반면 지방은 실수요만 남아 전세가율이 높아져도 집값으로 연결되지 않는 지역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지방 전세가율 상승을 모두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실거주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인 만큼 향후 금리 인하나 지역 경기 회복, 산업단지 조성, 광역교통망 확충 등 수요를 끌어들일 만한 요인이 더해질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매매시장 반등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라며 “반면 이러한 호재가 부족한 지역은 지방 내에서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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