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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포탄인데 불발탄"…우크라, 전쟁 중에도 방산비리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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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9.07 16: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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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우크라 기밀 감사보고서 입수
2024년에만 1조 6194억원 새어나가
상위 10곳 중 7곳, 수사·구속에도 계약 몰아주기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우크라이나 방위산업 조달 과정에서 사기와 낭비로 막대한 자금이 새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불량 무기를 납품하거나 계약을 지키지 못한 업체가 오히려 신규 계약을 더 많이 따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크라이나군병사들이 도네츠크주 차시우야르 인근에서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120㎜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 (사진=AFP)
우크라이나군병사들이 도네츠크주 차시우야르 인근에서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120㎜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 (사진=AFP)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우크라이나 국가감사원과 국방부 내부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에만 사기와 낭비, 부실 관리로 약 12억달러(약 1조 6194억원)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보고서는 기밀로 분류돼 지금까지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다.

NYT가 감사 보고서와 법원 기록, 현지 보도를 종합한 결과 상위 10개 방산 계약업체 가운데 7곳이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거나 이전 계약을 이행하지 못했거나 최고경영자(CEO)가 부패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도 새 계약을 따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영 파블로흐라드 화학공장이다. 이 공장은 2024년 동부 전선에 불량 박격포탄 수천발을 납품했다. 러시아군이 참호를 공격해오는 상황에서 발사된 포탄이 터지지 않고 발사관 밖으로 굴러떨어지거나 흙먼지만 일으키며 떨어졌다. 법원은 이 공장이 신관이나 장약에 결함이 있는 사용 불가 박격포탄 23만 3000발을 군에 팔았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감사관들은 조달청이 불량 포탄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고도 “적절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달청은 오히려 지난해 군이 쓸 122㎜ 포탄 거의 전량을 이 공장에 맡겼다.

공장장 레오니드 시만은 첫 박격포탄 계약을 딸 당시 이미 횡령과 사기 등으로 여러 차례 수사를 받고 있었다. 정부는 그가 부패 혐의로 보석 상태에 있던 시기에 2억 8000만달러(약 3779억원) 규모 계약을 안겼다. 당시 이 공장은 물량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스스로 밝혔다가 아무런 설명 없이 생산 능력을 다시 보고했고, 정부는 이를 검증하지 않은 채 계약을 내줬다.

시만은 지난해 4월 체포돼 약 6800만달러(약 918억원) 규모 사기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달에는 별건인 폭발물 가격 부풀리기 사건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수사관들은 그의 아내와 연결된 리히텐슈타인 은행 계좌를 통해 900만달러(약 121억원)가 오간 사실도 확인했다.

구조적 허점도 확인됐다. 감사 결과 18개 업체가 이전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전력에도 새 계약을 맺었고, 이 중 6곳은 단 한 건의 계약도 완수하지 못했다. 더 싼 입찰가를 제쳐두고 비싸게 사들이면서 날린 돈만 1억 2600만달러(약 1700억원)에 달했다.

2024년 로켓포 구매에서는 터키 제조사가 직접 공급하겠다며 발당 4200달러를 제시했는데도, 5100달러를 부른 체코슬로바크그룹 자회사가 중개업체로 낙찰됐다. NYT 분석 결과 이 결정으로 우크라이나가 더 낸 돈은 약 1억 3000만달러(약 1754억원)다. 감사관들은 “결정에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했다. 이 회사는 올해 상장에 성공하며 33세 최대주주 미할 스트르나드를 세계 최고 부자 무기 제조업자로 만들었다.

우크라이나 조달청 자문을 지낸 타메를란 바하보프는 “군은 필요한 것을 받지 못하고, 미납품과 과다 지급으로 예산은 줄어든다”며 “그 결과 무기를 더 주문할 돈도, 필요한 만큼의 탄약도 없다”고 말했다. 조달청장 아르센 주마딜로프는 지난달 31일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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