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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낙수효과’ 본격화…한은 "호황 강해지면 성장률 최대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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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I 2026.08.27 13: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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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장률 2.6→3.3%…상향폭 절반이 반도체
올해 수출 9.7%로 두 배 가까이 상향
반도체 낙관 땐 올해·내년 3.5% 성장
경상흑자 4500억달러 ‘사상 최대’ 전망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반도체 호황이 한국 경제의 성장 눈높이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가 예상보다 강한 데다 향후 내수 등 경제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하면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높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더 강해질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모두 3.5%까지 높아지고,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인 4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성장률 3.3%로 상향…반도체가 수출·투자 견인

27일 한은이 발표한 ‘2026년 8월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3.3%로 지난 5월 전망치(2.6%)보다 0.7%포인트 상향됐다. 내년 성장률도 기존 2.1%에서 2.9%로 0.8%포인트 높였다. 한은은 중동 상황의 불확실성에도 반도체 경기 호황과 이에 따른 파급효과가 확산하면서 높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성장률 전망 상향을 주도한 것은 반도체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 상향폭 0.7%포인트를 요인별로 분석한 결과 반도체 경기 호조가 0.35%포인트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상향폭의 절반에 해당한다. 실적치 수정이 0.2%포인트, 3대 메가프로젝트 등 투자 가속화와 예상보다 작은 중동 영향도 각각 0.1%포인트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효과는 수출과 투자 전망에서도 뚜렷하다. 올해 재화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5월 4.9%에서 9.7%로 두 배 가까이 뛰었고 설비투자는 4.4%에서 6.8%로 높아졌다. 반면 민간소비는 2.0%에서 2.1%로 소폭 상향됐다.

한은은 “앞으로 반도체 호황의 파급효과가 경제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IT 부문 중심의 수출·투자 호조가 지속되고 소비도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차질이 완화되면서 비IT 부문의 부진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봤다. 내년에는 반도체 경기 확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타 부문으로의 파급효과가 본격화하면서 내수와 수출 모두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1년간 분기별 성장경로는 전기 대비 기준으로 올해 3분기 0.3%, 4분기 0.5%, 내년 1분기 1.0%, 2분기 0.8%로 제시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2.6%, 3.3%, 2.4%, 2.6%다. 한은은 “3분기에는 그간의 높은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성장세가 소폭 둔화된 뒤, 4분기에는 다시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 예상했다.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반도체에 갈리는 성장경로…낙관 땐 올해·내년 3.5%

향후 성장률의 가장 큰 변수 역시 반도체다. 한은의 기본 전망은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반도체 수출물량이 올해 10%대 후반, 내년 10%대 초중반 증가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에이전틱 AI 확산과 AI 수익모델 다변화 등으로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고 국내 업체의 생산능력 확대와 수율 개선까지 빨라질 경우 성장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 한은은 이 경우 반도체 수출물량이 올해 20% 안팎, 내년 10%대 중후반 증가하면서 성장률이 기본 전망보다 올해 0.2%포인트, 내년 0.6%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기본 전망에 적용하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모두 3.5%가 된다.

반대로 AI 투자 수익화 지연 등으로 빅테크의 투자 속도가 상당폭 조정되면 성장률은 기본 전망보다 올해 0.1%포인트, 내년 0.4%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 단순 환산하면 올해 3.2%, 내년 2.5%다. 특히 내년 성장률은 반도체 시나리오에 따라 2.5~3.5%로 1%포인트까지 벌어져 반도체 경기의 지속 여부와 경제 전반으로의 파급 정도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중동 상황도 변수다. 미·이란 협상이 조기에 진전될 경우 성장률은 기본 전망보다 올해 0.1%포인트, 내년 0.2%포인트 높아지는 반면 교착상태가 장기화하면 각각 0.1%포인트, 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물가는 조기 진정 시 올해 0.1%포인트, 내년 0.3%포인트 낮아지고, 교착 장기화 시 각각 0.1%포인트, 0.4%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7%로 유지했다. 내년 전망치도 2.3%로 종전과 같았다. 반면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2.4%에서 2.5%, 내년 2.3%에서 2.5%로 각각 높였다. 누적된 비용충격이 내구재 등을 중심으로 전이되는 가운데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측 물가압력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반도체 호황은 경상수지 전망도 크게 끌어올렸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4500억달러로 전망해 5월 전망치 2500억달러보다 2000억달러 높였다. 종전 최대인 지난해 1231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사상 최대 규모다. 한은은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와 공급 제약에 따른 가격 급등으로 상품수지가 대규모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높은 성장세에도 고용 전망은 낮아졌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14만명으로 5월 전망치 18만명보다 4만명 하향됐다. 중동전쟁의 영향과 건설업 등 취약업종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한은은 “하반기 경기 개선세가 이어지고, 중동전쟁의 영향이 점차 완화되면서 민간 고용은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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