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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에는 이 감독이 공을 던지고 박 감독이 방망이를 들었다. 해태 타이거즈 투수 이강철은 1996년 현대유니콘스와 한국시리즈에서 2승 1세이브를 거두고 MVP가 됐다. 현대의 신인 유격수 박진만은 상대 팀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10년 뒤인 2006년에는 삼성으로 옮긴 박진만이 MVP를 받았다. 한국시리즈 MVP 출신 감독끼리 우승을 다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감독은 당시 박 감독을 두고 “수비는 워낙 잘했지만 방망이는 점차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었다”며 “내가 삼진을 많이 잡았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박 감독에게 남은 기억은 이 감독의 공 움직임이었다. 그는 “마치 오락실 야구 게임처럼 공이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느낌이었다”면서 “이 감독님만 아니었다면 신인왕도 타고 3할 타율도 기록했을 것”이라고 농담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기대하는 선수를 묻자 이 감독은 마무리 박영현을 택했다. 그는 “팀 KT가 우승할 수 있다면 박영현이 4세이브로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승에 필요한 네 번의 승리를 그의 손으로 지켜달라는 강한 주문이었다.
박 감독은 원태인을 골랐다. “원태인이 중간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며 “마지막에 포효할 수 있는 원태인이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원태인의 자리는 아직 고정되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에서 불펜으로 뛰었고, 한국시리즈 1·2차전에도 구원 등판을 준비한다. 이후에는 시리즈 흐름에 따라 선발로 돌아갈 수 있다.
원태인은 어느 자리에서든 마지막 공을 던지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우승을 확정하는 경기에 선발로 나간다면 완봉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며 “불펜으로 기용하신다면 마지막 세이브를 올리고 싶다”고 큰소리쳤다.
KT가 먼저 풀어야 할 문제는 3주를 쉰 타자들의 경기 감각이다. 이 감독은 “우리 타자들의 감각이 올라올 때까지 1, 2차전을 투수력으로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난 타격감을 이어가려 한다. 박 감독은 “2차전부터 타격 페이스도 올라오면서 분위기가 올라갔다”고 밝혔다.
삼성 주장 구자욱은 “살아난 분위기를 앞세워 첫 경기부터 총력전을 하겠다”고 했다. KT 주장 장성우는 “우리 팀만큼 분위기가 좋은 팀은 없다”고 맞받아쳤다. 몇 경기 만에 우승하겠느냐는 물음에 KT는 손가락 여섯 개, 삼성은 다섯 개를 폈다. 첫 경기 선발은 KT 데이비스 대니엘과 삼성 최원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