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헤란 도심에서 가전제품 매장을 운영하는 모하마드는 “어제는 아무것도 팔지 못했고 오늘도 아직 판매한 물건이 없다”며 “손님들이 가격만 물어보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이후 사람들이 생필품 외에는 아무것도 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을 공격한 이후 약 40일 동안 문을 닫았던 그의 매장은 현재 영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소비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경제난과 해고 증가로 결혼하는 젊은 부부가 줄면서 가전제품 수요도 급감했다. 고장 난 제품을 교체하려는 고객 외에는 새 제품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미국의 해상 봉쇄로 수입품 공급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매장 제품 가격은 평균 150% 급등했다. 중국산 전동공구 등을 판매하는 테헤란의 한 상가에서는 제품을 파키스탄으로 운송한 뒤 육로로 반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컨테이너 한 개당 운송비는 1200달러에서 7800달러로 6.5배 뛰었다.
이란 경제의 핵심인 수출도 타격을 입었다.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주요 외화 수입원인 석유 수출이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인정했다. 이란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5개월간 비석유 수출액은 15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도 170억달러로 26% 줄었다.
그러나 이 같은 경제적 고통에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재개될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FT는 지난 1월 반정부 시위에 대한 당국의 유혈 진압으로 수천 명이 사망하면서 반정부 세력이 크게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전쟁에 지친 시민들이 사회적 혼란을 두려워하는 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신정 정권뿐 아니라 이란이라는 국가 자체를 겨냥하고 있다는 불신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전쟁이 이란 정권의 자신감과 권력 장악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서방 외교관은 “이란 정권은 상당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며 “거리에서 보안 병력이 시민들을 위협하는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미국의 봉쇄를 견뎌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에서 카스피해를 통해 곡물과 식용유 등을 공급받고 있으며, 중국산 제품도 파키스탄을 거쳐 반입하고 있다. 이란은 7개국과 육상 국경을 맞대고 있어 무역로를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란 중앙은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필요한 수입품을 조달할 수 있는 외환보유액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헤란 전통시장에서 속옷 매장을 운영하는 레일라는 “아무도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지 않다”며 “사람들은 또 전쟁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해 먹고살 돈을 아끼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