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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쥐 나오는데 공부하라고?”…프랑스 45만명 시위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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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26.10.07 12: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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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프랑스 교사·학부모·고교생 등 대규모 시위
르코르뉘 총리 "수십년 만에 가장 과격한 학생 시위"
"미성년에 과격 대응" vs "일부 폭력시위로 변질"
교육개혁 재원 마련 힘든 프랑스, 10년물 국채 5% 돌파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6일(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에서 교사와 학부모, 고교·대학생들이 합류한 대규모 동맹 시위로 45만명이 거리로 나왔다. 이에 대해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수십년 만의 가장 과격한 학생 시위”라고 표현했다.

6일 프랑스 서남부 바요뇌에서 열린 전국 단위 시위 도중 한 참가자가
6일 프랑스 서남부 바요뇌에서 열린 전국 단위 시위 도중 한 참가자가 "부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라, 우리의 미래가 아니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AF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파리, 스트라스부르, 렌, 툴루즈 등 주요 도시 거리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을 막기 위해 최루탄과 물대포가 동원됐다. 프랑스 내무부는 전국 수십개 도시에서 25만명 이상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발표했지만, 시위 주최 측은 참가자 수가 45만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5일 시위에선 10대 참가자 1명의 손이 절단되는 등 유혈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내년 봄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혼란 속에서 불거졌다.

르코르뉘 총리는 의회에 출석해 “현재까지 최소 215명의 청소년과 85명의 학교 관계자가 부상을 입었다”며 “프랑스 교육 시스템이 치른 수십 년 만에 가장 무거운 인명 피해”라고 밝혔다.

또한 총리실은 경찰 부상자 수 역시 70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프랑스 언론 BFM 방송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사태 수습을 위해 6일 긴급 각료 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번 시위는 프랑스의 통제 불능 이민 정책 때문”이라며 “이것은 학교 문제가 아니라 과거 위대했던 국가를 이슬람이 점령하려는 시도”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프랑스 시위대의 핵심 요구 사항은 학교내 교원 부족 및 예산 증액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인 종교나 이민 문제와는 무관하다. 프랑스 극우 성향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RN)도 이번 시위를 이민 정책과 직접 연계짓진 않았다.

파리 경찰청은 일부 300여명의 과격 시위대가 공권력과 대치하면서 인근 상점이 파손되는 등 마찰을 빚었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대체로 통제 속에 시위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파리 외곽 저소득층 지역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했다. 학생들은 교내 누수나 쥐 창궐 등 제대로 보수되지 않는 학교 시설 환경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프랑스 고등학생노조는 전국의 학교 절반 이상이 봉쇄되거나 휴교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인권단체와 학부모 단체들은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프랑스 공권력의 과도한 폭력을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프랑스 정부는 시위가 외부 과격 세력에 의해 오염돼 폭력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프랑스 법무부는 미성년자 1483명을 포함해 총 1800여명에 대해 사법 처리를 진행 중이다.

르코르뉘 총리는 결원 교사 즉각 충원,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수업 시간 단축 및 점심시간 연장 검토, 노후 학교 건물 개보수 등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검토하라고 장관들에게 지시했다. 이달 말까지 1차 대책안을 마련할 것도 주문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교육 개혁 재원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불어나는 재정 적자와 거대한 국가 부채, 저성장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프랑스 자산을 매도하면서 차입 비용이 치솟고 있어서다. 지난주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는 24년 만에 최고치인 5%를 돌파했다.

프랑스 국채 금리의 급등은 유로존 전체의 금융 불안으로 전이되고 있고, 유로화 가치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로랑 레스퀴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즉각적인 개입(TPI 발동)이 필요한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차기 대선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린 르펜 리더는 국채 시장의 위기가 심화하자 공공지출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자체 예산안을 발표하며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해 PISA(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 평가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의 교육 지출은 물가상승률을 밑돌고 있고,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역시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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