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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신입, 바빠진 경력직… AI 시대 채용시장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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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태 기자I 2026.08.10 15: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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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베이스 채용서비스 가입자 87%가 경력직
경력직 채용 선호 늘자 중·고연차 이직 수요 ↑
"신입 채용 기업에 정부가 인센티브 제공해야"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권아인 수습기자] 신입 대신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기업 채용문화가 확산하면서 채용시장 내 경력직들의 진입이 크게 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인재 육성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이 낮으면서도 현장에 빠르게 투입해 성과를 낼 수 있는 경력직 채용 선호가 높아지자, 경력직들의 이직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활용이 확산하면서 단순 반복 업무를 AI에 맡기는 대신 상위 직무를 이끌어갈 소수의 핵심 인재 채용의 중요도가 커진 점도 경력직 선호도가 높아지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채용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채용 상담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채용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채용 상담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데이원컴퍼니(373160)의 취업정보회사 제로베이스에 따르면 지난달 맞춤형 취업 서비스 가입자 가운데 경력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8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경력직 가입자 비중(49%)이 과반에 못 미쳤던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상승세다. 지난 4월부터 경력직 가입자 비중이 72%로 오르더니 5월 74%, 6월 86% 등 매월 오름세를 띠고 있다.

중·고연차 인재의 채용 시장 유입이 두드러지는 것도 특징이다. 올해 1분기만 해도 7년차 이상 경력직 가입자의 비중은 3%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 4월 23%로 껑충 뛰더니 5월 30%, 6월 34%, 7월 26% 등을 기록하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 현업자들이 채용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은 기업들이 신입 채용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대신 경력직 채용으로 선회하는 경향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경기 둔화 여파로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기업들이 신입 인재를 위해 자금을 투입하는 대신 현업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우선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용업계 한 관계자는 “신입을 뽑고 성과를 낼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반면 경력직을 채용하면 곧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하기에 기업들이 경력직 선호 현상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며 “특히 최근 경기 둔화로 기업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그런 경향이 급속도로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AI 사용이 활성화된 점도 경력직 채용 선호가 높아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그동안 신입 직원이나 저연차 직원이 주로 담당하던 단순 반복 업무를 AI가 수행하면서 상위 직무를 담당할 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AI를 업무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AI를 활용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채용 과정에서 변별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글로벌 역량, 기업문화 적합 여부까지 이전보다 채용 과정에서 보는 평가 요소가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채용 시장에서 경력직 채용 중심의 경향은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일자리가 한정되고 구직자가 공급과잉인 상태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은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며 “신입 채용 축소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규정에 청년 채용과 관련한 내용을 반영하도록 하거나 신입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에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 등의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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