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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은 김 씨가 아내의 생존을 사실상 좌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는데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부부 사이에는 서로를 부양할 의무가 있고 아내가 스스로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웠던 만큼 김씨에게 보호 의무가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김 씨가 자신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소염진통제를 처방받고 반려견이 아플 때는 동물병원에서 치료받게 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자신과 반려견의 건강은 챙기면서 정작 아내에게는 필요한 의료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공소청은 “피고인은 피해자의 생존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었다”며 “119에 전화 한 통만 했어도 살릴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씨가 아내의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했다고 보고 재판부에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김 씨 자택 압수수색에 참여한 수사관 2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 수사관은 “안방 문을 열자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악취가 심했다”고 진술했다. 다른 수사관은 “부패한 시신을 여러 차례 봤지만 그보다 악취가 심했다”며 “수사관 전원이 코밑에 악취 방지제를 바르고 현장에 들어갔을 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김 씨 측 변호인은 살인 동기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 씨가 아내를 위해 매일 장을 보고 음식을 마련했으며 생활비와 보험료도 꾸준히 부담했다는 것이다.
또 아내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가족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고 병원에 가자는 제안도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방에 에어컨과 방향제 등이 사용되고 있어 김씨가 악취나 건강 상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변호인은 “공소청은 참혹한 결과만 설명할 뿐 피고인이 왜 아내를 숨지게 해야 했는지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피고인에게는 살인 동기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최후진술에서 지난해 11월 17일 아침에야 아내의 건강 상태를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내를 더 챙겨주지 못하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아프지 않다는 말과 스스로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을 믿은 제 자신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17일 경기 파주시 자택에서 아내의 의식이 혼미하다며 119에 신고했다. 당시 출동한 구급대는 아내의 전신이 오물에 오염돼 있고 다리 등에 욕창과 피부 괴사, 구더기가 발생한 상태인 것을 확인했다. 아내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심정지가 발생했고 이튿날 패혈증으로 숨졌다.
김 씨는 1심 선고 이후 전역해 민간인 신분이 되면서 사건이 서울고법으로 이송됐다. 항소심 공소 유지는 서울고검이 맡았다.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26일 오후 3시 30분에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