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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오르기만 기다렸는데”…개미가 산 83조, 반등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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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I 2026.10.12 16: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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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외인 지분율, 금융위기 이후 최저…증시 키 외국인 '언제 오나'
사상 최대 실적에도 외국인 보유율 46.38%…SK하이닉스도 50% 붕괴
연초 이후 227조 순매도, 개인은 7000선 위 83.6조 매물대
"금리·유가 안정에 수급 확산 확인돼야"…이달 말 주주환원 1차 분수령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발길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고점에서 대거 매수한 개인 자금이 두터운 매물대를 형성한 상황이라, 외국인 수급의 귀환 없이는 지수가 의미 있게 반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메모리 쏠림·한국 고유 요인이 ‘이탈’ 키워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비율은 46.35%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8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SK하이닉스의 외국인 보유비율도 49.52%로 50%선 아래로 내려왔다. 두 종목 모두 52주 최고치(각각 52.62%, 55.61%)보다 6%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며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만 1500원(4.39%) 내린 25만 500원, SK하이닉스는 7만 6000원(4.52%) 떨어진 160만 50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의 매도 규모는 기록적이다. 이날 기준 올해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 순매도는 약 227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상반기에만 약 177조원이 빠져나갔다. 7~8월 둔화했던 매도 강도는 9월 들어 다시 커졌다.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87조원)와 삼성전자(86조원)에 매도가 집중됐다. 전체 순매도액의 약 76%인 173조원이 반도체 대형주에서 나온 셈이다.

반대편에서는 개인이 물량을 받아냈다. 하나증권 집계에 따르면 코스피 7000~9000 구간에서 개인의 누적 순매수는 약 83조6000억원이다. 문제는 이 자금이 반등 과정에서 오히려 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 자금의 일부가 본전 회복 과정에서 매도로 전환되면 지수의 상승 탄력은 약해질 수 있다”며 “고점 구간의 부담을 소화하려면 새로운 매수 수요가 유입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이어지는 외국인 이탈을 고금리·고유가 같은 거시 변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우선 꼽히는 원인은 한국 증시의 메모리 반도체 의존 구조다. 같은 AI 수혜국이라도 미국은 AI 서비스와 인프라 전반에 주도주가 포진해 있고, 대만은 TSMC를 중심으로 첨단 반도체 수요의 수혜를 입고 있다. 반면 한국은 메모리 실적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최근 1개월 코스피가 6.5% 하락하는 동안 대만 자취안지수는 2.8%,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은 2.1% 올랐다.

미국 증시가 AI 쏠림에서 벗어나 체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도 대비된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3% 빠지는 사이 유틸리티(4.0%), 소프트웨어(3.9%), 필수소비재(3.6%), 헬스케어(2.8%)가 올랐다”며 “미국은 AI 도움 없이 신고가를 쓰고 있고, 반도체에서 나온 돈은 방어주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국내 증시는 대형 반도체주를 제외하면 수급이 넓게 퍼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에서는 상승 종목이 298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602개에 달했다.

한국 고유의 수급 요인도 겹쳤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해 약 40조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했다. 이로 인해 지분이 2% 남짓 희석됐고, 해외 투자자가 국내 본주 대신 미국에서 ADR을 바로 살 수 있게 되면서 수요가 분산됐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설이 지주사형 할인 우려도 자극하고 있다.

실적의 ‘절대 규모’보다 ‘지속성’에 대한 의문도 남아 있다. 김두언 연구원은 “주가는 기울기의 함수”라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에는 다음 분기의 이익이 얼마나 더 늘어날 것인지에 대한 시장의 요구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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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외국인 귀환의 첫 관문으로 물가와 금리 부담 완화 등 거시 변수를 꼽는다. 당장 오는 1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분수령이다. 시장은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2% 올라 전월(0.3%)보다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도 변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에너지 휴전이 이행될 경우 기대인플레이션과 긴축 부담을 낮춰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증권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 강세 국면에서 외국인의 순매수는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에 5개월 선행했다. 미국 ISM 제조업지수에는 1개월, 한·미 10년물 국채 금리차는 2개월 앞서 움직였다. 물가와 금리 부담 완화, 제조업 회복 등 거시 변수가 외국인 현물 순매수를 이끌 변수라는 설명이다.

금리 안정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이재원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고금리 환경에도 신고가를 경신했다는 점에서 금리 안정만을 국내 증시 반등의 필수조건으로 설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익 전망의 추가 상향과 상대 매력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기 변곡점으로는 이달 말 실적 발표가 꼽힌다. SK하이닉스(27일)와 삼성전자(29일)는 3분기 실적치 발표와 함께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2027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가격과 물량, 추가 환원책이 한꺼번에 드러날 것이란 게 증권가 분석이다. 자사주 매입 종료로 생길 수 있는 수급 공백을 누가 메울지를 이때 가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복귀 시점을 섣불리 예단하기보다 수급과 이익 추정치의 변화를 확인하며 대응하라고 조언한다. 동시에 너무 늦게 움직이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재원 연구원은 “견조한 펀더멘털이 확인됐다는 사실과 외국인이 다시 한국 주식을 매수할 것이라는 판단은 별개의 문제”라면서도 “외국인 순매수가 본격화된 이후에 뒤늦게 대응할 경우 상당 부분의 반등을 놓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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