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日, 외국인 사장님 내쫓나…투자금 문턱 6배 높이자 출국 3.9배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방성훈 기자I 2026.09.02 13:12:12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올 상반기 출국 953명…전년 동기의 3.9배
창업 투자금 500만엔→3000만엔…일본어·경력도 의무화
신규 신청 96% 급감…"소규모 기업엔 넘기 힘든 벽"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에서 회사나 음식점을 운영하던 외국인들이 짐을 싸 일본을 떠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정부가 ‘경영·관리’ 체류자격 요건을 대폭 강화하면서 높아진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이 줄줄이 사업을 접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12일 일본 도쿄 신주쿠 인근 오쿠보 지역의 한 네팔 음식점에서 요리사가 음식을 내고 있다. 오쿠보는 한국인과 동남아시아·남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대표적인 다문화 상권이다. (사진=AFP)
지난 6월 12일 일본 도쿄 신주쿠 인근 오쿠보 지역의 한 네팔 음식점에서 요리사가 음식을 내고 있다. 오쿠보는 한국인과 동남아시아·남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대표적인 다문화 상권이다. (사진=AFP)
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경영·관리 자격을 가진 외국인 가운데 재입국에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고 일본을 떠난 사람은 95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9배에 달하는 규모로, 재입국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상 일본으로 돌아올 뜻이 없다는 의미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가을까지 월 수십명 수준이던 출국자가 같은 해 12월 114명으로 뛰었고, 올해는 6월까지 매달 100~200명대를 오르내렸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이 지난해 10월 16일 상륙 기준을 정한 법무성령(한국의 시행규칙 격)을 고쳐 자격 취득 요건을 대폭 조인 탓이다.

법인 자본금 기준을 종전 500만엔(약 4293만원)에서 3000만엔(약 2억 5761만원)으로 6배 올린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3년 이상의 경영·관리 경험이나 석사 이상 학위, 상근직원 1명 이상 고용, 일정 수준의 일본어 능력(일본어능력시험 N2 상당) 등도 새로 의무화했다.

배경에는 체류자 급증이 있다. 경영·관리 자격 체류자는 지난해 말 기준 4만 6781명으로 5년 전의 1.7배로 불어났다.

이에 히라구치 히로시 법무상은 지난 6월 참의원 법무위원회에서 “허가 기준이 다른 나라의 비슷한 제도와 비교해 느슨해 이주 목적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체류 심사에서 사업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 사업도 있었다”고 강화 이유를 설명했다.

출입국재류관리청에 따르면 한국은 비슷한 비자에 자본금 3억원을, 미국은 10만~20만달러(약 1억 3755만~2억 7510만원)를 요구한다. 일본의 종전 기준이 지나치게 낮았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은 요건 강화 이후 5개월간 신청 건수가 직전 5개월과 비교해 약 96% 급감했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출국자 급증까지 확인되면서 새 기준의 여파가 일본에서 이미 사업을 하고 있던 외국인에게까지 미치고 있다는 점이 뚜렷해졌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은 시행 3년 뒤인 2028년 10월까지는 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도 체류 기간 갱신을 인정하고, 그 이후에도 기준을 채울 전망이 서 있으면 허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새 기준과 별개로 경영 실태 심사 자체가 종전보다 까다로워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실의 벽은 높다.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일본에서 설립된 법인 14만 3367개사(개인사업자 등 제외) 가운데 자본금이 3000만엔 이상인 곳은 1491개사로 1%에 그쳤다.

고토 겐지 도쿄상공리서치 정보부 과장은 “소규모 기업이 새 기준을 충족하기는 어렵다”며 “외국인이 폐업하면 그 영향은 원재료를 대던 도매업체나 사업용 부동산을 빌려주던 일본 기업에까지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