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전략위원회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인구전략기본법으로 전면 개정된 이후 마련한 첫 국가계획이다. 향후 5년간 추진할 4대 분야 117개 기본과제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7개 도전과제를 담았다.
|
이를 위해 정부는 ‘완화·적응·도약’을 3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완화는 저출생과 인구감소의 속도를 늦춰 사회가 변화에 대응할 시간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적응은 인구가 줄어드는 현실에 맞춰 고용과 교육, 지역서비스 등 기존 제도를 재편하는 것이다. 도약은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기술혁신을 활용해 인구감소에 따른 생산성 저하를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지방소멸 대응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 과거와 같은 규모의 시설과 서비스를 유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이 적더라도 필요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인구를 늘리는 데만 매달리기보다 남아 있는 주민의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예산 편성 단계부터 지역 우대 원칙을 적용하고 인구 관련 사업의 예산을 사전에 협의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지방우대 적용 사업은 올해 7개에서 내년 정부안 기준 61개로 확대된다. 이동장터와 농촌왕진버스, 찾아가는 돌봄교실 등 생활서비스를 확대해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도 의료와 돌봄, 교육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인구 변화가 각 분야에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해 공개하는 ‘인구영향예고제’도 도입한다. 분야별·산업별 인구구조 변화를 전망하고 그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인구전략위원회는 전문기관을 지정해 인구정책의 효과를 심층 평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인구 관련 예산 사전협의제는 내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각 부처가 1월 말까지 인구 관련 예산사업을 제출하면 인구전략위원회가 4월 말까지 협의·조정하고 이후 예산 편성 과정에 반영하는 구조다. 부처별로 흩어진 인구 관련 사업을 국가 차원의 전략과 연계하겠다는 취지다.
인구정책의 대상도 넓어진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양육 지원, 노인의 건강과 소득 보장뿐 아니라 1인가구와 비혼 출산 가정, 이주배경 아동 등 변화하는 가족 형태에 대응하는 정책도 포함됐다. 국내 출생 외국 국적 아동의 출생등록제 도입과 외국 국적 영유아 보육료 지원 등은 추가 검토 과제로 제시됐다.
AI와 로봇을 활용한 돌봄체계 구축도 주요 과제다. 정부는 에이지테크 기반 청년 돌봄 전문인력 양성을 도전과제로 제시했다. 인구감소지역을 중심으로 공공 돌봄 일자리 모델을 발굴하고 AI 로봇과 보조기구 사용을 지원하는 청년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고령자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기술을 활용해 돌봄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기존 종사자의 업무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기술혁신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번 기본계획에 담긴 과제 중 상당수는 이미 발표된 정책이다. 인구전략위원회도 기존 정책과 새롭게 발굴한 과제를 구분한 구체적인 숫자는 제시하지 못했다. 정부는 이번 계획이 개별 지원사업의 신규 발표보다 향후 5년간 인구정책의 방향과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도전과제는 관계부처 협의와 사회적 논의를 거쳐 실행 방안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인구감소를 전제로 국가 운영체계를 재설계하려는 방향 전환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실행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기존의 지원사업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사회체제를 전환하겠다는 방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민·지역·산업정책을 아우르는 전략을 실제로 추진하려면 관련 부처와 위원회 간 역할 조정 등 구체적인 실행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은 “인구감소에 적응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적응과 완화 중 어디에 무게를 둘지는 여전히 논쟁적인 문제”라며 “기존처럼 부처별 사업을 나열하고 예산을 사전 협의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 특별회계 등 재원을 집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돌봄산업의 생산성을 높여 청년들이 실제로 선택할 만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독]정부, '노인 돌봄' 청년 인재 키운다…연봉 4000만원](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10/PS26101400963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