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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3분의 1이 먹는 데 나간다”…일본 44년 만에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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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26.10.28 10: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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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소비 지출서 식비 비중 31%
실질 임금 2021년보다 3% 낮아
대기업-中企 임금 격차도 확대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일본 식품 물가가 급등하면서 가계 소비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엥겔지수’가 198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가계의 생활비 부담이 장기화하고 있다.

23일 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의 한 슈퍼마켓에서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AFP)
23일 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의 한 슈퍼마켓에서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AFP)
2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의 가계조사에서 지난해 2인 이상 가구의 엥겔지수는 28.6%로 198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8월에는 31.2%로 전년 동월(30.1%)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엥겔지수는 전체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가계의 식비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식료품 가격 상승세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대확산 이후 가팔라졌다. 일본 총무성의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식용유 가격은 2020년보다 66% 올랐다. 주먹밥은 45%, 식빵은 32%, 우유는 25% 상승했다.

도쿄도 후추시에 거주하는 63세 주부는 식비를 아끼기 위해 정육점과 슈퍼마켓, 청과물 가게 등 6곳을 번갈아 이용하고 있다. 할인 행사 때 고기를 대량으로 구매해 냉동 보관하는 등 절약에 나섰지만 주당 식비는 기존 1만엔에서 1만5000엔으로 늘었다. 그는 “계속되는 가격 인상에 휘둘리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임금 상승세도 물가 상승으로 약해진 구매력을 회복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일본의 실질임금은 올해 들어 8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약 10년 만에 나타난 회복세지만 과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닛세이기초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실질임금을 100으로 가정할 경우 2025년 초에는 94.1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도 96.7에 그쳤다. 임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5년 전보다 약 3% 줄어든 셈이다.

닛세이기초연구소는 실질임금이 앞으로 연평균 1% 상승하더라도 2021년 수준의 구매력을 회복하는 시점은 2029년 말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추가 물가 상승이 발생하면 회복 시점은 더 늦어질 수 있다.

사이토 다로 닛세이기초연구소 연구원은 “기업과 달리 가계는 비용 상승을 다른 곳에 전가할 수 없어 부담이 계속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들도 원가 상승과 임금 인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중소기업의 가격 전가율은 54.2%로, 원가 상승분의 절반 가까이를 여전히 자체 부담하고 있다. 대기업보다 협상력이 약해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상승분을 납품가격에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직원 1000명 이상 대기업의 임금을 100으로 볼 때 직원 10~99명인 소기업의 임금 수준은 지난해 79.4에 그쳤다. 2021년의 82.4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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