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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대접 받는 기분"…국회 환경미화원, 사무처 직원으로 첫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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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혁 기자I 2017.01.02 17: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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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원들 "하는 일 같지만 국회 직원으로서 자부심"
'국회 사무처' 명기 명찰에 눈 못 떼
김포공항 등 비정규직 갈등 현장에 긍정적 영향 미칠지 주목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국회 청소근로자 직접고용 기념 신년 행사’에서 미화원들에게 “너무 늦게 국회직원으로 모셨다”며 큰절을 하자 미화원들이 맞절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하는 일은 달라진 게 없는데 왜 이렇게 기분이 들뜨는지 모르겠어요.”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3층에서 화장실 쓰레기통을 치우던 심모(62·여)씨는 “오늘은 출근할 때부터 공중에 붕 뜬 기분이었다”며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돈 몇 푼 더 받아서가 아니라 ‘이제 나도 국회 직원이 됐다’는 자부심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청소 ‘용역’에서 ‘국회 직원’으로…국회 마크 박힌 옷·명찰에 ‘함박 웃음’

정유년(丁酉年) 새해 첫 출근일인 이날 심씨를 포함한 국회 환경미화원 203명은 용역업체 소속이 아닌 ‘국회 직원’으로 정식 근무를 시작했다. 지난 2013년 9월 직접 고용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전체 의원에게 전달한 뒤 약 3년 여 만의 일이다. 지난해 12월 3일 환경미화원 직접고용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따른 결실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임금이 5.7% 올라 1인당 월 20만원 정도를 더 받고 선택적 복지 포인트와 연차 수당, 건강검진 등의 혜택도 누릴 수 있게 됐다. 엄밀히 말해 아직은 기간제 신분이지만 ‘해고’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국회 사무처와 환경미화원 노조가 2년 후 전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한 덕분이다.

이날 오전 11시 국회 본관 제4회의실에서는 ‘국회 청소근로자 직접고용 기념 신년행사’도 열렸다. 국회에서 최초로 진행된 미화원 시무식인 만큼 행사 시작 20여분 전부터 좌석은 빈 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무대 중앙에는 ‘국회 환경미화원 여러분! 한가족이 된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이들을 반겼다.

한모(62)씨는 새로 지급된 유니폼에 박힌 국회의사당 마크를 가리키면서 “이제 어디 가서 ‘직장이 국회’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고, 김모(58·여)씨는 “더이상 피복과 청소용품 등을 개인 돈으로 사야 하는 일은 겪지 않아도 되니 사람 대접 받게 됐다”고 맞장구쳤다.

행사에 참석한 정세균 국회의장은 “취임하면서 직접 고용을 약속했고 어떤 일이 있어도 지켜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하자 객석에선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은 “너무 늦게 국회 직원으로 모셨다”며 큰절을 하자 이들은 맞절로 고마움을 전했다.

행사 마지막 무렵 ‘두성’에서 ‘국회 사무처’로 소속이 바뀐 명찰을 나눠주자 몇몇 미화원들은 새 명찰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눈을 떼지 못했다.

‘국회 청소근로자 직접고용 기념 신년 행사’에 참석한 미화원들이 국회사무처 소속 명찰을 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조위원장 “국회에 직접 건의 가능”…다른 사업장 영향 주목

김영숙 노조위원장은 “건의 사항이 있어도 국회 사무처는 책임이 없었고 고용 업체는 묵묵부답이었다”며 “이제 애로사항이 생기면 국회에 바로 건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당장 상임위원실 등 선호 지역과 화장실 등 비선호 지역 배정과 관련, 사무처와 의논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 내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된 만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다른 사업장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세 세브란란스병원 본관 청소 용역을 맡은 T업체 소속 비정규직 환경미화원들은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1월부터 농성 중이다. 병원 측은 그러나 “하청업체와 소속 노동자들의 문제”라며 개입하지 않았고 급기야 지난해 말 병원 로비에서 피켓 시위를 벌인 미화원 8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하는 등 갈등은 커지고 있다.

김포공항 청소노동자들의 처지도 비슷한 실정이다.

손경희 김포공항 환경미화원 노조지부장은 “지금도 용역업체가 정부의 시중노임단가도 못 맞춰주겠다고 하는데 (원청인)한국공항공사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건 먼 나라 얘기”라며 “아직 공항공사 사장은커녕 직원과 대화도 못했다”고 한탄했다. 손 지부장은 이어 “국회 미화원 정규직화를 계기로 사회 곳곳의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날이 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숙 국회 환경미화원 노조위원장이 명찰을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고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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