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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디는 평생 고향 볼로냐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병과 화병, 상자, 꽃, 주변 풍경 등 일상적인 대상을 반복해서 그렸다. 같은 사물도 빛과 배치,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관찰하고 미묘한 차이를 화폭에 담아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했다. 이번 전시는 작품뿐 아니라 그림이 만들어진 작업 환경과 창작 과정도 함께 소개한다.
전시장에는 모란디가 1933년부터 1964년까지 거주하며 작업한 볼로냐 비아 폰다차 36번지의 주택에서 가져온 작업 도구와 오브제가 놓인다. 병과 상자의 위치를 연필로 표시한 작업대용 종이와 안료 가루가 담긴 병, 유화 물감 상자, 팔레트, 붓 등을 작품과 함께 볼 수 있다. 집과 작업실, 별장 등을 촬영한 사진도 전시해 작가의 일상과 작업 환경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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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총 8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모란디의 작업실을 다룬 ‘세상을 품은 방’을 시작으로 ‘사물의 극장’, ‘꽃의 언어’, 볼로냐 근교 산골 마을 그리차나의 풍경을 담은 ‘일흔 가지의 초록빛’, 같은 구도의 정물을 나란히 배치한 ‘시간의 변주’ 등이 이어진다. 조개껍데기 그림부터 드로잉과 판화, 정물, 꽃과 풍경, 자화상에 이르는 작품을 통해 작가가 평생 탐구한 주제와 매체를 조명한다. 우피치 미술관 소장 ‘자화상’(1924)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
전시를 기획한 로렌초 발비(Lorenzo Balbi) 베로나 시립미술관장은 모란디가 그림을 통해 탐구한 대상은 병이나 꽃, 풍경이 아니라 ‘보는 행위’ 자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란디는 단순히 자신의 그림을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더 근본적으로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다”고 말했다.
하지 관계자는 “수많은 이미지가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되는 시대에 모란디의 그림은 오래 바라보는 것의 가치를 알려준다”며 “작품과 실제 작업실 오브제를 함께 조명하는 이번 전시가 대상을 오롯이 관찰하며 자신만의 속도와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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