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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공기관 109곳 감축"…노조 "밀실 행정" 반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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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오 기자I 2026.09.03 13: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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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5사·항만공사 등 통합
통합 공기업 본사 소재지 "논의 중"
노조 "속도·물량전 중단…협의서 노동자 배제"

[세종=이데일리 송주오 박순엽 조민정 기자] 정부가 공공기관 109곳을 통폐합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기능개혁에 나선다. 발전 5사와 4개 항만공사를 각각 하나로 합치고,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도 통합한다. 그러나 발표 당일 노동계가 “밀실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나서 이행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3일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은 같은 날 제11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됐다. 한 총리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구조개혁, 유사·중복 기능의 일원화, 소규모 기관 통합 등을 통해서 역대 최대 규모인 109개 공공기관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 발전 5사 단일법인화…항만공사도 통합

기능개혁은 △전략적 구조개혁(15개) △유사·중복기능 일원화(11개) △자회사·소규모기관 통합(83개) 세 갈래로 추진된다.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감축 규모가 전체 공공기관의 약 20%라고 설명했다.

구조개혁은 에너지·항만 등 국가 인프라에 집중됐다.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은 ‘(가칭)한국발전’으로 단일법인화한다. 허 차관은 “발전 5사를 하나로 통합하여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이루도록 하고,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면서 지역별로 산재하던 4개 항만공사를 하나로 통합하여 국제 항만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항만공사는 ‘(가칭)한국항만공사’로 합치고 기존 기관은 지역지사로 개편한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가칭)에너지자원공사’로 통합하며, 모든 광업소가 폐광된 대한석탄공사는 부채 청산 재원을 마련한 뒤 청산한다. 지난해 말 기준 석탄공사 부채는 2조5900억원이다. 코레일과 SR은 통합해 고속철도 운영체계를 일원화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택지개발·주택건설 기능과 주거복지·자산비축 기능을 2개 공사로 분리한다.

이 밖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 시청자미디어재단, 노사발전재단과 한국고용노동교육원 등 유사·중복기관을 통합하고, 분산된 해외사무소를 한곳에 모으는 ‘K-마루’ 사업도 확대한다.

통합 공기업의 본사 소재지에 대해 허 차관은 “아직 논의 중”이라며 “발표한 것은 전반적인 방향이기 때문에 향후 법 개정과 직접적인 논의, 노조와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스공사 주주 반발 우려에는 “우려사항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양쪽의 기능이 사실상 에너지 공급으로 유사한 상황이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통합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공공운수노조 “노동자·이용자 완전 배제”

같은 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기능개혁과 지방이전을 ‘밀실 행정’이라고 규탄했다. 노조는 실질적인 노정 협의와 노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노조는 “정부가 1차 지방이전에 대한 평가나 대안도 없이 2차 지방이전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객관적인 기준과 원칙,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없이 강행되는 속도전은 노정관계 불안과 사회적 혼란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능개혁에 대해서는 “발전 공기업 통합과 같은 사회적 합의가 끝난 바람직한 통합도 포함돼 있지만, 객관적 검증이나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없었던 통합도 다수 포함돼 있다”며 “정부는 전문가와 소관 부처 등과 충분히 협의했다고 하지만 해당 공공기관의 노동자와 이용자는 완전히 배제됐다”고 비판했다.

강성규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오늘 정부가 500여 개 기관을 대상으로 기능개혁 방안을 발표한다는데 어떤 기관이 어떻게 통합되는지 노동자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며 “속도전·물량전 양상의 지방이전 추진을 중단하고 1차 지방이전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진정한 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의 역할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통폐합 과정에서 일자리 축소와 노동조건 악화 등 권리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고, 1차 지방이전 평가 용역 결과를 즉시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 “공공기관의 기능개혁과 지방이전은 대국민 서비스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노동자의 삶 자체를 송두리째 흔드는 중대한 국가 정책”이라며 “수량적 목표가 아니라 국민·노동자·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고용승계 보장…법 개정이 관건

정부는 통폐합 기관 직원(임원 제외)의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통폐합 전후 처우가 저하되지 않도록 보수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기관별 복지수준과 추진일정을 고려해 한시 정액 수당과 선택적 복지비 한도 상향 등을 검토하고, 대상 기관에는 경영평가 인센티브도 부여한다. 노정협의체를 중심으로 노조 협의를 이어가고 주무부처와 개별기관 노조 간 협의도 병행한다.

부처별로 기능개혁 로드맵을 마련하되, 법률 개정 등 절차가 필요하지 않은 기관은 즉시 통폐합에 착수한다. 다만 발전사와 항만공사, 석유·가스공사, LH, 코레일 통합은 모두 개별법 개정이 필요해 국회 논의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 총리는 “국회의 관련 예산 심의와 처리, 그리고 신속한 관련 법령 개정이 필수적”이라며 국회 협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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