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9월07일 15시08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송승현 기자] 에스비브이에이(SBVA)에서 20년간 관리 업무를 담당해온 정철균 이사가 올해 초 상무로 승진했다. SBVA에서 투자심사역이 아닌 인력이 임원에 오른 첫 사례다. 최근 백오피스 전담 조직까지 새로 신설되는 등 투자 심사역 중심으로 돌아가던 벤처캐피탈(VC) 업계의 조직문화에도 변화가 나타나고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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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VC 업계에 따르면 주요 VC들이 사후관리와 컴플라이언스, 포트폴리오 지원 조직을 잇따라 확충하고 있다. 투자 집행 이후 피투자사의 성장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기능이 운용사 간 차별화 요소로 부각되면서다.
SBVA는 관리 역량을 투자 활동을 뒷받침하는 축으로 보고 조직을 다져왔다. 사후관리와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관리를 담당해온 인력이 임원으로 승진한 것도 이런 기조가 반영된 결과다. 포트폴리오 지원 프로그램도 올해 들어 다양화했다. 지난 6월에는 이노션과 함께 포트폴리오사 10여곳을 대상으로 브랜딩과 글로벌 진출, 사업모델 고도화를 논의하는 성장 포럼을 열었다. 7월에는 AMI Labs와 AI 연구자·창업자 약 300명이 참여한 'ICML 2026 Mixer'를 개최하고 AI·로보틱스 포트폴리오사와 AMI Labs 간 미팅을 연결했다. 지난달에는 Genspark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AI 시장·기술 트렌드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조직 개편에 나선 VC도 있다. 카카오벤처스는 올해 채용 지원을 전담하는 그로스팀을 신설했다. 핵심 인재 채용이 필요한 피투자사에는 성장 단계별로 적합한 인재를 발굴해 연결하고, 조직문화 정비가 필요한 곳에는 평가·보상·온보딩·교육 등 운영 체계 정립을 돕는다. 재무·세무·법무처럼 초기 기업이 내재화하기 어려운 기능은 공유 서비스 형태로 전문가를 연결하고, 기획관리팀이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사전에 검토한다. 2023년부터는 사내기업가(EIR) 프로그램을 VAP(Venture at Port)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며 피투자사의 영업·개발 문제를 함께 풀고 있다.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한투AC)는 지원 인프라를 해외에 직접 세웠다. 지난달 오리건 UAS 액셀러레이터와 맺은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국내 방산·드론 스타트업을 위한 거점 '오리건 디펜스 테크 베이스캠프'를 마련했다. 미국 진출에 나선 스타트업이 현지 실증 수요와 네트워크 확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체류를 지원하는 시설로, 국내 액셀러레이터가 미국 현지에 이런 인프라를 구축한 것은 처음이다. 이 역시 백오피스 조직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알토스벤처스는 일찍부터 이 영역에 공을 들여온 곳으로 꼽힌다. 최근 인사(HR)·인재확보(TA) 담당 인력이 합류해 포트폴리오사의 핵심 인재 채용과 조직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AI 개발환경 세션과 포트폴리오사 실무진 대상 AX(인공지능 전환) 살롱·AX 워크플로 세션을 운영했고, 뷰티·헬스케어 기업의 글로벌 성장을 다룬 포럼과 일본 시장 진출·현지 인재 채용 세션도 진행했다.
이런 흐름은 투자 이후 관리가 곧 운용 성과로 이어진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재무적 사후관리에 그치지 않고 성장 단계에 맞춰 IPO와 PR, 브랜딩, 글로벌 네트워크, 사업·기술 협력까지 연결하는 쪽으로 역할이 넓어지는 중이다. 심사역이 딜을 발굴하는 능력만큼 조직 전체가 포트폴리오를 받쳐주는 체력이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회수 시장이 얼어붙은 국면에서는 새 딜을 찾는 것보다 이미 들고 있는 포트폴리오를 살려내는 쪽이 성과에 직결된다"며 "사후관리 인력을 비용으로 보던 시각이 최근 몇 년 사이 확실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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