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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캐리 트레이드 저무나…"청산 몰리면 증시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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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9.18 15: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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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매력 中위안화 1위…엔화 3위로 밀려
BOJ 인상에 차입 비용↑…개입도 부담
2024년 대규모 청산에 엔 8%↑·닛케이 1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수십년간 전 세계 투자자들의 저금리 자금줄 노릇을 해온 엔화가 자리를 내주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금리를 올리면서 엔화를 빌리는 비용이 뛰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역외 위안화와 스위스프랑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AFP)
(사진=AFP)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조달 통화로서의 매력을 보여주는 ‘캐리 대비 위험 비율’은 미국 달러 대비 역외 위안화가 1.1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론 스위스프랑 0.60, 엔화 0.30이 뒤를 이었다. 얼마나 싸게 빌릴 수 있는지에 더해 환율이 얼마나 출렁이는지까지 함께 따진 지표로, 값이 클수록 자금을 조달하기에 적합하다는 뜻이다. 엔화가 두 통화에 밀린 셈이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자산에 넣고 그 차이를 챙기는 전략이다. 예컨대 단순 계산으로 100만엔을 연 1%에 빌려 달러로 바꾼 뒤 연 4%짜리 달러 펀드에 넣으면 환율이 그대로일 때 3%포인트를 번다. 시장 변동성이 낮고 나라 간 금리차가 클 때 인기를 끈다.

엔화는 오랜 기간 최적의 조달 통화였다. 1990년대 초 자산 거품이 꺼진 뒤 일본이 금리를 제로, 나중에는 마이너스까지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BOJ가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접고 인상에 나서면서 매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좁혀졌기 때문이다.

2022년부터 이어진 일본 당국의 엔화 방어 개입도 부담을 키웠다. 개입으로 엔화 가치가 갑자기 뛰면 그동안 쌓은 금리차 수익이 한 번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 7월 31일에는 미국과 사상 첫 공동 개입까지 단행했다.

스위스와 중국은 반대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제로로 유지하면서 프랑화가 지나치게 오르면 개입할 태세다. 역외 위안화는 중국 인민은행이 매일 기준환율을 정하고 그 언저리에서만 거래를 허용해 변동성이 작다.

물론 위험도 크다. 경제학자들은 캐리 트레이드를 “증기롤러 앞에서 동전 줍기”에 비유한다. 금리차보다 환율이 훨씬 크게 움직이면 수익이 한순간에 날아가기 때문이다. 앞선 예시에서 1년 뒤 투자금이 1만400달러로 불었어도 엔화가 달러당 80엔까지 오르면 손에 쥐는 돈은 82만2000엔이다. 빌린 100만엔에도 못 미친다.

규모는 가늠하기 어렵다. 국제결제은행(BIS) 연구진은 2024년 9월 보고서에서 비은행 시장 참가자들이 흡수한 엔화 순공급을 약 200조엔(약 1771조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여기에는 헤지 목적 거래도 섞여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보면 헤지펀드의 엔화 선물·옵션 순매도 포지션은 지난 6월 말 19년 만의 최대를 찍은 뒤 3분의 2가량 줄었다.

문제는 청산이 몰릴 때다. 고금리 통화가 떨어지거나 조달 비용이 뛰면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포지션을 되돌린다. 손실이 쌓인 투자자는 증거금을 맞추려 다른 자산까지 팔아야 해 시장 전체로 충격이 번진다.

2024년 7~8월이 그랬다. BOJ가 금리를 올리고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추가 인상을 시사하자 청산이 쏟아졌다.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엔화는 달러 대비 8%가량 올랐고, 멕시코 페소는 엔화 대비 13% 떨어졌다. 닛케이225지수는 같은 기간 19%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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