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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주 대비 2.9% 높은 ‘프리미엄 프라이싱’…기관 주문 몰렸다
앞서 SK하이닉스는 9일(현지시간) 영문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예탁증서(ADR) 공모가를 주당 149달러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공모 대상은 ADR 1억7790만주로, ADS 10주가 국내 보통주 1주에 해당한다. 보통주 기준으로는 신주 1779만주를 발행하는 셈이다.
이번에 확정된 공모가는 9일 한국 증시 종가 기준 환산 가격보다 약 2.9%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IPO에서는 투자자 확보를 위해 기존 주가보다 할인한 가격에 공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기존 주가를 웃도는 ‘프리미엄 프라이싱’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성장성과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이번 공모는 기관투자가 주문이 모집 물량의 7배를 웃도는 등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수요는 글로벌 장기투자펀드와 기술주 전문 펀드, 국부펀드, 아시아 전문 투자기관 등을 중심으로 유입됐다.
SK하이닉스 ADR는 10일(현지시간)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서 ‘SKHYV’ 종목코드로 조건부(when-issued) 거래를 시작한다. 이어 13일부터는 ‘SKHY’ 종목코드로 정규 거래가 시작되며, 공모 절차는 14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상장은 한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가운데 최대 규모이자 외국 기업의 미국 IPO 가운데서도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조달 자금을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충과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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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이번 ADR 상장을 단순한 자금 조달 이벤트보다 글로벌 투자자 저변 확대와 기업가치 재평가의 계기로 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이 국내 본주에도 점진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기대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오전 보고서에서 “ADR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이 확대되고, 향후 미국 ADR과 한국 본주의 밸류에이션이 동시에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1997년 미국에 ADR을 상장한 TSMC 사례를 들며 “글로벌 투자자 저변 확대를 기반으로 ADR은 본주 대비 프리미엄을 형성했고, 이 과정에서 본주와 ADR 간 가격 차이를 활용한 전환 및 차익거래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대만 본주와 미국 ADR이 함께 재평가되는 선순환이 강화됐다”며 “SK하이닉스 역시 향후 미국 ADR과 한국 본주 간 재평가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 주식의 희소 가치가 크게 부각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부담도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DR 상장은 2.5% 유상증자를 동반하는 것이긴 하지만 그렇게 큰 비중은 아니”라며 “미국에 상장되면 미국 현지 업체들과의 밸류에이션 비교 등 효과를 감안했을 때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美 프리미엄 본주로 이어지려면…전환 탄력성이 핵심” 분석도
다만 미국 시장에서 프리미엄이 형성되더라도 국내 본주가 같은 폭으로 재평가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미국 투자자들의 수요뿐 아니라 본주를 ADS로 전환해 공급하는 구조와 전환 물량의 탄력성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전날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TSMC 사례를 제시했다. TSMC ADS는 미국 시장에서 대만 본주보다 높은 가격에 장기간 거래됐다. 평균 프리미엄은 2010~2019년 3.2%였지만 2020~2023년 7.4%로 확대됐고, 2024년 이후에는 평균 19.1%까지 높아졌다. 올해 들어서도 평균 17.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프리미엄이 미국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와 ADS 공급 제약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국 수요가 강하더라도 본주를 ADS로 전환해 공급하는 과정에 제약이 있으면 차익거래만으로 가격 차이가 빠르게 해소되지 않아 프리미엄이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환 구조도 가격 차이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TSMC는 ADS를 취소해 대만 본주를 인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미국→대만), 반대로 대만 본주를 예탁해 새로운 ADS를 발행하는 과정(대만→미국)에는 승인 물량과 규제상 제약이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ADS 가격이 높아져도 대만 본주를 사들여 ADS를 새로 발행하는 차익거래가 무제한 이뤄지기 어렵고, 미국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는 ADS 공급이 충분히 늘지 못하면서 가격 프리미엄이 유지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역시 본주와 ADS 간 완전한 자유전환 구조는 아니”라면서도 “공개 정보만으로는 TSMC와 같은 강한 규제상 고정 한도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초기 프리미엄 가능성은 높게 보지만 곧바로 TSMC형 구조적 프리미엄 고착화로 연결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부연했다. 향후 본주에서 ADS로 전환되는 물량의 탄력성이 미국 시장에서 형성된 프리미엄이 국내 본주에 얼마나 반영될지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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