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3주 만에 182만 관객 20대 주축 여성 팬덤이 흥행 견인 팝콘통까지 완판…극장 굿즈까지 품절 대란 귀여움 뒤 노동·생계의 현실 공감대 형성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일본 캐릭터 ‘치이카와’의 인기가 극장가로 번졌다. 영화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이 개봉 3주 만에 누적 관객 180만 명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는 가운데, 캐릭터를 활용한 극장 굿즈까지 품절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 포스터(사진=대원미디어)
2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개봉한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치이카와)은 이날 기준 누적 관객 182만 명을 넘어섰다. ‘치이카와’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나 오랜 기간 인지도를 쌓아온 대형 프랜차이즈와는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모았다.
흥행의 중심에는 ‘팬덤’이 있다. 일본 작가 나가노의 만화 ‘먼작귀’(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를 원작으로 한 ‘치이카와’는 귀여운 외형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이야기 안에는 노동과 생계, 불안 등 현실적인 고민이 담겨 있다.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캐릭터들의 모습에 공감하는 102030 여성층이 주요 팬덤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CGV 예약 판매 캡처화면)
이 같은 팬덤은 영화 개봉을 계기로 실제 극장 관객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20일 오후 2시 기준 CGV의 ‘치이카와’ 성별 예매는 여성 69%, 연령별 예매 분포는 20대가 42%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기존 애니메이션 흥행작이 어린이 관객을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이나 대형 프랜차이즈의 인지도에 기대는 경우가 많았다면, 치이카와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 자체가 관람 동기로 작용한다. 굿즈와 팝업스토어를 통해 쌓인 팬덤이 극장으로 이동하고, 관람 인증과 온라인 입소문이 다시 작품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구조다.
팬덤의 열기는 극장 굿즈 판매에서도 확인된다. CGV가 영화 개봉에 맞춰 선보인 치이카와 캐릭터 팝콘통 3종은 개당 2만 9000원이라는 가격에도 지정 극장에서 진행된 1·2차 현장 판매가 모두 매진됐다.
중고 거래 시장에서 웃돈을 얹은 판매 사례까지 나오자 CGV는 온라인 예약 판매를 진행했지만, 이마저도 빠르게 완판됐다. 영화 관람에 필요한 상품을 넘어 캐릭터 자체가 소장 가치가 있는 소비 대상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용산아이파크몰 치이카와 팝업스토어에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사진=최희재 기자)
극장가에서도 팬덤을 관람으로 연결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무대인사와 한정판 굿즈 판매 등 영화 관람을 하나의 팬덤 이벤트로 확장하고, 캐릭터를 홍보 콘텐츠로 활용해 관객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치이카와’의 인기는 극장가가 단순히 관객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이미 존재하는 팬덤의 관심과 소비를 실제 관람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영화 관계자는 “팬들이 작품을 소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추가 관객을 끌어들이는 만큼, 팬덤의 참여가 흥행을 뒷받침하는 마케팅 자산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캐릭터의 인기가 곧바로 모든 작품의 흥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팬덤의 규모뿐 아니라 원작에 대한 충성도, 극장판만의 콘텐츠, 굿즈와 관람 경험을 연결하는 전략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