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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괴한 설정은 다리에 돋아나는 ‘거미털’이었다. 실제 거미가 다리에 난 미세한 감각털을 통해 주변의 냄새와 화학적 신호 등을 감지한다는 특징에서 착안했다. 피터의 다리에도 이와 비슷한 털이 자라나고, 이를 이용해 사람의 냄새를 추적할 수 있다는 설정이었다.
문제는 능력보다 비주얼이었다. 갑자기 자신의 다리에 거미를 연상시키는 털이 돋아난 것을 발견한 피터가 이를 끔찍하게 여기고 직접 밀어버리는 장면까지 대본에 포함됐다. 심지어 여성용 면도기를 꺼내 다리의 ‘거미털’을 미는 모습까지 구체적으로 구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이 레퍼런스로 떠올린 영화도 심상찮았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대표적인 보디 호러 ‘플라이’였다. ‘플라이’는 과학자 세스 브런들이 파리와 유전적으로 결합한 뒤 신체가 서서히 곤충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브랜드 뉴 데이’ 역시 초능력을 가진 인간이라는 익숙한 스파이더맨의 설정을 뒤집어 ‘거미에게 물린 인간의 몸이 정말 거미처럼 변한다면?’이라는 방향까지 밀어붙이려 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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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을 지나치게 기괴한 모습으로 만드는 데 대한 부담이 컸다. 결국 피터의 변이를 ‘맨스파이더’ 수준까지 밀어붙이지 않기로 하면서 다리에 거미털이 돋거나 괴물처럼 변하는 설정은 빠졌다. 완성된 영화에는 눈이 검게 변하는 등 한층 절제된 변화만 남았다.
덕분에 관객들은 거미줄을 쏘며 뉴욕을 누비는 톰 홀랜드는 볼 수 있었지만, 화장실에서 여성용 면도기로 ‘거미털’을 미는 피터 파커는 보지 않아도 됐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플라이’ 못지않은 보디 호러가 될 뻔했던 흔적은 그렇게 폐기된 각본 속에만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