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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만 205만원 더?”…금리 오르자 우는 청년 웃는 노년, 日 세대 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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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11.03 13: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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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25%, 30년 만에 최고
1%p 오르면 30대 이자 연 205만원 더
노인은 이자 이득↑…자산은 청년의 7배
中企도 비명…"잽 맞듯 서서히 타격"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의 금리 상승이 세대 간 희비를 가르고 있다. 예금을 많이 쌓아둔 고령층은 이자 수입이 늘어 웃지만, 내 집 마련을 앞둔 청년층은 대출 부담에 울상이다.

일본 도쿄의 한 거리에서 노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일본 도쿄의 한 거리에서 노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세대 간 전쟁”…집값 오른 데 대출금리까지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는 현재 1.25%로 30년 만에 가장 높다. 여전히 물가상승률을 밑돌지만 경제학자들은 빠른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나가이 시게토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일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상승이 빈부 간 문제를 넘어 ‘세대 간 전쟁’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카노 소타 이토추종합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가계 전체로 보면 막대한 예금 덕분에 금리 인상이 긍정적”이라면서도 “30~40대가 고령층만큼 자산을 쌓지 못한 채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 한다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대 간 온도 차는 뚜렷하다. 수도권에 집을 가진 46세 법률 전문가 마스이 고키는 “2011년 이후 집값이 치솟아 재무상태로 보면 전혀 문제없다”면서도 “젊은 사람들은 금리가 오르고 돈 빌리기도 어려운데 집값까지 비싸 집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30세 호리구치 유토에게 주택담보대출은 꿈같은 얘기다. 그는 “그런 여유가 없다. 월급부터 올라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일본 전국 주택가격은 4.4% 올라 청년층 임금 상승률과 비슷했지만, 도쿄 도심은 8.3% 뛰었다. 다카노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젊은 주택 구매자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집값 급등이었다”며 “앞으로는 대출금리 상승도 내 집 마련을 점점 더 어렵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에선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약 75%가 변동금리다. 유로존이나 미국, 영국보다 훨씬 높다. 도쿄 대출중개업체 모게체크에 따르면 변동금리는 평균 1.3~1.6%로 35년 고정금리(3.8%)보다 훨씬 낮다. 한 28세 금융업 종사자는 지난 9월 변동금리 1%로 35년 만기 4700만엔(약 4억원)을 빌렸다. 월 상환액은 11만엔(약 94만원)으로, 고정금리(3%)였다면 크게 늘었을 것이다. 그는 “낮은 대출금리를 활용해 자산을 불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내각부는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30대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연평균 24만엔(약 205만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가처분소득의 약 4%에 해당한다. 상환 기간을 50년까지 늘리는 사람도 있지만, 은행들은 최근 몇 달 새 50년 만기 대출 심사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집뿐 아니라 자동차나 명품을 할부로 사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닛산은 자금조달 비용이 오르면서 금융사들이 수년간 묶어뒀던 할부 금리를 올렸다고 밝혔다. 중고 명품업체 알루는 지난 8월 일부 쇼핑 대출의 무이자 할부 횟수를 60회에서 24회로 줄였다.

일본 도쿄 신주쿠 거리를 시민들이 걷고 있다.(사진=AFP)
일본 도쿄 신주쿠 거리를 시민들이 걷고 있다.(사진=AFP)
고령층은 ‘이자 이득’…자산 격차 7배

예금 이자 수입이 늘어날 고령층은 느긋하다. 간판업체를 운영하는 77세 곤도 다케오는 “나에겐 딱히 단점이 없다”고 했다.

다만 금리가 올랐다고 해도 5년 만기 예금 금리조차 아직 물가상승률에 못 미친다. 이에 일부 고령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을 찾아 국채와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재무성은 전했다. 가계 전체로도 같은 흐름이다. 일본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1년간 가계 금융자산 중 현금·예금 비중은 5%포인트 줄고 증권 비중은 6%포인트 늘었다.

세대 간 자산 격차도 크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30세 미만 가구의 금융자산은 2019~2024년 62% 늘어 평균 320만엔(약 2727만원)에 달했다. 전 연령대 중 가장 빠른 증가세지만, 60대 가구의 평균 금융자산(2340만엔·약 1억9940만원)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물론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난 경제가 활기를 되찾으면 장기적으론 청년층의 단기 고통을 상쇄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일본 도쿄 거리에서 한 남성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AFP)
일본 도쿄 거리에서 한 남성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AFP)
중소기업 적자 비율 27%→31%…“잽 맞듯 서서히”

금리 상승의 충격은 기업으로도 번지고 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차입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적자 중소기업 비율이 27%에서 31%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중소기업은 일본 근로자의 70%를 고용하고 있어 수익 악화가 설비투자와 임금 인상 여력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쿄 정밀기계업체 후지세이키의 후지노 마사유키 대표는 금리 상승이 “복싱에서 잽을 연달아 맞는 것처럼 점점 더 효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이바라키현에서 쌀 농사를 짓는 야마구치 다카히로는 농지를 50% 늘릴 계획이지만 쌀값 하락과 농기계 대출 금리 상승에 신중해졌다. 그는 “지금 금리를 고려하면 1년 미룰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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