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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질 땐 붙어다녔는데…따로 노는 원화-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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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기자I 2026.09.28 18: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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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에도 원화는 홀로 강세… 오를 땐 같이 올라
韓, 역대급 수출 호조에 외국인 증시 매도 둔화
日, 무역으론 돈 못 벌고 통화·재정 정책은 혼선
전문가들 "엔화 반등하며 중장기적으론 동조화 흐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최근 수년 간 달러 대비 약세 국면에서 밀착 행보를 보였던 원화와 엔화의 동조화(커플링)에 이상 기류가 감지된다. 엔화가 오를 때는 원화도 같이 오르지만, 엔화가 떨어져도 원화는 강세를 이어가는 ‘비대칭 동조화’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 AFP)
(사진= AFP)
28일 금융정보 단말기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원·달러 환율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며 지난 25일 종가 기준 1357.0원을 기록, 전주 대비 2.06% 하락(원화 가치 상승)했지만 달러·엔 환율은 157.3엔으로 0.25% 올랐다. 같은 기간 주요 6개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75% 상승했다.

가파르게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7월 초에 단기 고점(1559.2원)을 찍은 후 빠르게 하락세를 타며 1200원대 진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수출 호조와 수급 개선 덕분이다. 반면 달러·엔 환율은 7월 말 163엔 선을 돌파한 이후 미·일 당국의 대규모 실개입 이후에도 재차 상승세를 보이며 150엔대 후반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등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닮은 점이 많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제조업국이라는 점, 내국인의 해외 투자 압력과 대미 투자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경제 여건이 매우 유사하다. 이런 공통점이 그동안 원-엔 동조화의 배경으로 꼽혔으며, 실제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원화는 엔화의 프록스(대체) 통화로 여겨진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최근 두 나라 통화 가치의 향방을 가른 결정적 요인은 외환 수급 구조의 차이다. 한국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수준의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역대 최고인 4500억달러로 전망했는데, 종전 최고치였던 지난해(1231억달러)의 3.6배가 넘는다. 내국인 해외 투자 증가를 압도할만한 막대한 규모다. 그동안 원화를 짓눌렀던 자본유출 압력도 잦아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 무역흑자를 상쇄하던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도 규모는 7월 이후 크게 줄었다.

반면 일본은 2010년대 이후 무역으로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는 상품 수출이 아닌 과거부터 쌓인 해외 투자에서 발생하는 본원소득수지 흑자에 의존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은행(BOJ)의 미온적인 긴축 기조와 다카이치 총리의 확장적 재정정책도 엔화 가치에 부담이라는 평가다. 원화는 수급이 받쳐주고, 엔화는 정책 불확실성이 누르는 셈이다.

대부분의 외환 전문가들은 최근의 원-엔 탈동조화 현상이 추세적이라기보단 일시적 현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전처럼 원화가 엔화의 종속되기 보단 엔화 가치가 반등하면서 원화와 동반 강세를 보이는 그림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BOJ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불거지고 미국 측에서도 엔저에 계속 불만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엔화가 다시 강세 흐름을 보이면서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엔화가 원화에 미치는 영향력 측면에서는 2022~2025년 대비 다소 낮아질 수 있다”면서 “방향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커플링이 우세할 것으로 보이고, 원화와 엔화 가치가 동반해서 회복되는 구도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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