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올해 韓 주식 200조 던진 외인…ETF는 10조 사들인 이유는?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윤정 기자I 2026.10.13 17:13:22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외인, 삼전·하닉만 176.9조 순매도…전체 순매도액 88% 차지
"ETF·개별주식 매수 주체 달라…ETF 매수세로 외인 복귀 판단 어렵다"
MSCI 한국 ETF 1.6조 '사자' 1위…레버리지·인버스도 담아
"외인도 개미처럼 투자 전략 제각각…단타부터 중장기 보유까지 다양"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200조원 넘게 팔아치우는 동안 상장지수펀드(ETF)는 10조원 가까이 사들였다. 개별 주식에는 거센 매도세를 보이면서도 ETF에는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 수단에 따라 엇갈린 수급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도 단기 매매부터 중장기 자산배분까지 투자 전략이 제각각인 만큼 ETF 순매수를 일률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ETF 매수세만으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 복귀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봤다.

코스피가 6% 넘게 급락하며 두 달여 만에 6000선 밑으로 떨어진 13일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수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스피가 6% 넘게 급락하며 두 달여 만에 6000선 밑으로 떨어진 13일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수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외인 순매수 상위 ETF 뜯어보니…종목·지수에 상승·하락 베팅까지 ‘제각각’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에서 총 200조8057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국내 상장 주식을 사들인 금액보다 팔아치운 금액이 200조원 이상 많았다는 의미다.

반면 ETF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국내 상장 ETF를 9조6225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사들인 ETF는 투자 대상과 전략이 다양했다. 국내 대형주와 미국 기술주를 추종하는 상품뿐 아니라 지수 상승과 하락에 각각 투자하는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같은 날 ETF체크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큰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MSCI Korea TR’로, 순매수액은 1조6286억원에 달했다.

이 상품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산출하는 ‘MSCI Korea TR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국내 주요 상장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35.46%)와 SK하이닉스(26.83%)의 편입 비중이 합계 62.29%에 달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우(4.53%), SK스퀘어(2.74%), KB금융(1.66%), 현대차(1.28%), 신한지주(1.26%), 삼성SDI(1.02%), 하나금융지주(1.00%) 등이 포함됐다. 반도체 대형주의 비중이 높지만 금융·자동차 등 다양한 업종의 종목도 담고 있는 구조다.

외국인 순매수 2위는 ‘TIGER 미국나스닥100’(1조1566억원)이었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레버리지’(8996억원), ‘KODEX 200’(6111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564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상위 10위권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비롯해 코스닥150 레버리지와 코스닥 인버스 상품 등도 포함됐다. 국내 대표지수 상승에 투자하는 상품과 하락에 투자하는 상품을 동시에 사들인 셈이다. 외국인의 ETF 순매수를 국내 증시 상승에 대한 일방적인 베팅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소속 A연구원은 “외국인이라고 해서 동일한 매수 흐름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라며 “외국인 투자자마다 ETF를 활용하는 목적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 중에는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매매하는 주체가 있는가 하면 ETF를 주요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는 주체도 있다는 설명이다. ETF를 활용하는 외국인 투자자라고 해도 단기 매매를 추구하거나 장기적인 자산배분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등 전략이 나뉜다. 이처럼 투자 주체와 목적이 서로 다른 만큼 외국인의 ETF 순매수 흐름을 하나의 투자 방향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코스피는 전일보다 348.89포인트(5.46%) 내린 6035.35에 장을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10.09% 내린 144만3000원, 삼성전자는 7.39% 내린 23만2000원에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코스피는 전일보다 348.89포인트(5.46%) 내린 6035.35에 장을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10.09% 내린 144만3000원, 삼성전자는 7.39% 내린 23만2000원에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ETF 사들인 외국인, 돌아온 걸까?…증권가 “매수주체 다르다” 선 그어

한편 국내 증시의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정규장에서 각각 전 거래일 대비 7.39%(1만8500원), 10.09%(16만2000원) 하락한 23만2000원, 144만3000원에 마감했다.

연초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87조4292억원, SK하이닉스를 89조504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두 종목의 순매도액을 합하면 176조9335억원에 달한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두 종목을 모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에서는 개인이 47조2430억원, 기관이 10조913억원을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에서도 개인은 42조8017억원, 기관은 8조859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도체 대형주를 두고 외국인과 국내 투자 주체의 매매 방향이 뚜렷하게 엇갈린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ETF 순매수만으로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증권사 리서치센터 소속 B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의 본격적인 복귀를 판단하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 매도세가 멈추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매도할 때 여러 종목을 한꺼번에 묶어 거래하는 바스켓 매매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순매도 규모도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B연구원은 “ETF를 사들이는 외국인과 개별 종목을 매매하는 외국인의 투자 주체와 목적이 다를 수 있다”며 “ETF 순매수만으로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복귀 신호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