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의 건조한 공기와 차가운 바람은 목 안쪽 성대 점막의 수분을 빼앗는다. 성대는 초당 수백 번 이상 진동하며 소리를 만들어내는 예민한 기관으로, 적절한 습도가 유지되지 않으면 진동 시 마찰력이 커져 쉽게 부어오르거나 손상을 입게 된다. 특히 환절기 면역력 저하와 맞물려 목소리 변화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급성 후두염’, ‘성대폴립(성대 용종)’, 그리고 ‘성대마비’ 등이 꼽힌다.
첫째, 환절기에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급성 후두염’은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혹은 건조한 공기로 인해 후두와 성대 주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발병 시 목이 칼칼하고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과 함께 목소리가 쉰 듯하게 변하는 ‘음성 변화’가 나타난다. 초기에는 단순 감기 몸살로 오인하기 쉬우나, 후두염을 방치할 경우 성대 부종이 심해져 소리를 내기 힘들어지거나 호흡 곤란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둘째, 목소리의 변화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성대폴립’을 의심해 봐야 한다. 성대폴립은 성대에 순간적으로 과도한 힘이 들어가거나 지속적인 마찰로 인해 성대 점막의 미세혈관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일종의 혹(용종)이다. 환절기에는 성대가 건조해진 상태에서 헛기침을 자주 하거나, 크게 소리를 지를 때 성대 마찰이 극대화되어 성대폴립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바람이 빠지는 듯한 쉰 목소리(허스키한 목소리)가 나고, 말할 때 목에 금방 피로감이 찾아오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셋째, 목소리가 얇아지거나 바람 소리가 섞여 나오며 물을 마실 때 사레가 잘 들린다면 ‘성대마비’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성대마비는 성대를 움직이는 신경이 바이러스 감염, 수술, 외상, 혹은 기저 질환 등에 의해 손상되어 성대가 정상적으로 닫히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환절기 면역력 저하로 인한 바이러스성 신경염으로 성대마비가 찾아오는 경우가 많으며, 소리가 새어나가 정상적인 발성이 어려워지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환절기 목 질환은 단순히 통증에 그치지 않고 ‘목소리의 변화’라는 명확한 신호를 보낸다. 많은 환자가 목소리가 쉬었을 때 단순히 “목을 많이 써서 그렇다”거나 “감기 기운 때문”이라며 방치하곤 하지만, 성대 점막의 손상이 고착화되면 치료 기간이 길어지거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 다인이비인후과병원 고운목소리 센터 배우진 센터장은 “환절기에는 실내 습도가 떨어지고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성대 점막의 보호막이 얇아진다”며, “이 시기에 목소리가 변하는 것은 성대가 보내는 위험 신호이자 손상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한다.
배 센터장은 이어서 “단순 감기나 피로에 의한 쉰 목소리는 보통 1~2주 이내에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목소리가 아예 나오지 않는 경우, 또는 사레가 자주 들리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단순 질환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후두 내시경 검사로 성대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하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목소리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환절기 성대 및 목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예방법이 중요하다. 하루 1.5~2리터 이상의 물을 자주 마셔 성대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실내 습도는 40~60%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목에 무리를 주는 헛기침을 자제하고, 카페인 음료나 음주, 흡연은 성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드므로 절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성은 사람의 첫인상과 일상 소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환절기, 목 통증뿐만 아니라 본인의 목소리 변화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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