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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2000만원 잃고도 세금 800만원?”…재경부 “과세 후 보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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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10.30 13: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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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실 주최 가상자산 과세 토론회
청년들 "세금 안 내겠다는 거 아냐, 과세 기준 미비"
취득가부터 스테이블코인 과세, 손실이월공제 지적
"국내거래소 이용자만 확실히 과세, 해외 이탈 초래"
재경부 "국회 협의후 결론"…250만원 기본공제 상향 난색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내년 1월 시행을 두 달여 앞둔 가상자산 과세를 두고 투자자와 업계가 “세금을 안 내겠다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기준부터 마련해 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과세 대상과 취득가액 같은 핵심 기준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손실 이월공제도 없는데다 해외·탈중앙화 거래소는 사실상 소득 포착이 어려워 국내 투자자만 불리해진다는 지적이다.

이태호 연세대 객원교수(가운데)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윤상현 의원과 문경호 재경부 과장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이정훈 기자)
이태호 연세대 객원교수(가운데)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윤상현 의원과 문경호 재경부 과장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이정훈 기자)
이에 정부는 “과세를 하면서 보완하는 방법도 가능하다”며 기존 일정에 무게를 두면서도, 관계부처·국회와 충분히 협의해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0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0간담회실에서 개최한 가상자산 과세 토론회에는 개인 투자자와 트레이더, 자동매매 업체 대표, 정부 실무 책임자가 패널로 나섰다. 현행 제도는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연 250만원을 넘는 금액에 지방세를 포함해 22%를 물린다. 지난 2022년부터 시행하려다 세 차례 미뤄졌다.

첫 토론자로 나선 김태호 가상자산 투자자는 과세 기준 공개 시점부터 문제 삼았다. 국세청은 당초 10월 말까지 관련 고시를 공개한 뒤 연말에 보완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28일에는 고시 공개 시점을 추후 논의에 따라 정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김씨는 “고시를 준비하는 데도 이렇게 시간이 필요한데 시행 직전에 드러난 문제를 충분히 검증하고 수정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과세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 2월 블록체인으로 발행했더라도 실제 권리가 증권이면 증권 규제를 적용한다고 밝혔고, 재정경제부도 토큰증권은 기존 세법으로 과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김씨는 “달러와 1대1 상환을 전제로 설계된 테더 스테이블코인인 USDT는 경제적 실질 원칙을 적용해 화폐에 준해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주식 투자자가 달러 현금을 들고 있다 환전해 얻는 환차익은 사업 목적이 아니면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반면 USDT를 가상자산으로 보면 달러 가치가 그대로여도 환율 상승분이 과세 계산에 들어간다. 그는 “같은 달러 대기자금인데 USDT를 들었다는 이유로 불리하게 과세하면 역차별”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선 세금을 더 걷는 쪽으로 해석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디파이(DeFi)도 사각지대다. 국회예산정책처 연구용역은 자산을 예치해 유동성 공급자(LP) 토큰을 받거나 돌려주고 자산을 회수하는 단계를 교환거래로 보고 과세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김씨는 “이더리움과 스테이블코인으로 구성된 풀에서 회수한 각 자산의 취득가액을 어떻게 정할지, 연결된 거래의 계산 사례까지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형평성 논리도 반박했다. 연 250만원 공제에 국세 20%라는 틀은 해외주식과 비슷하지만, 해외주식은 양도소득이고 가상자산은 기타소득이다. 다른 소득과의 손익통산도, 손실 이월공제도 안 된다. 그는 “미국은 개인 투자 목적 주식·가상자산 매매손익을 통산하고 남은 손실의 이월도 인정한다”며 “과세 범위를 넓힌다면 손실 처리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행 공백도 짚었다. 해외 거래소가 제공하는 무기한 선물의 결제손익은 시행 예정인 소득세법에 따로 명시돼 있지 않다. 국제 암호자산 정보교환체계(CARF)가 도입돼도 하이퍼리퀴드 같은 탈중앙화 플랫폼 거래가 빠짐없이 보고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는 “CARF를 과세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선 안 된다”며 “국내만 파악되고 해외에 공백이 남으면 자금이 빠져나가 유동성이 줄고, 호가 스프레드가 벌어져 결국 투자자가 더 비싸게 사고 더 싸게 파는 비용을 치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요한 건 유예를 더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과세를 제대로 시행하는 것”이라며 “핵심 기준을 먼저 발표하고 투자자가 그에 맞춰 준비할 시간을 보장한 뒤 시행하는 것이 공정한 과세”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자동매매 기업을 이끌고 있다는 왕건일 코봇랩스 대표는 실제 거래 사례로 취득가액 산정의 허점을 꼬집었다. 예컨대 비트코인을 국내에서 5000만원에, 해외 거래소에서 1억원에 한 개씩 샀다면 실제 평균 매수단가는 7500만원이다. 그런데 시세가 1000만원까지 떨어졌을 때 해외 물량을 국내로 옮기면 입금 당시 시세가 취득가로 잡혀, 평균 취득원가는 3000만원으로 낮아진다. 그는 “실제 매수단가와 취득원가 사이에 큰 괴리가 생겨 세금이 과하게 잡힐 수 있다”며 “개인 지갑이나 탈중앙화거래소(DEX)를 거치면 더 복잡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금을 아예 내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충분히 합리적이고 체계적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김치 프리미엄 차익거래는 더 극적이다. 국내 시세가 해외보다 싸면 국내에서 현물을 사고 해외에서 숏(매도) 포지션으로 헤지하는 방식이다. 시세가 급등해 국내에서 100만원, 해외에서 99만원 손실을 봤다면 실제 수익은 1만원이다. 왕 대표는 “현행 체계는 국내에서 번 것만 보기 때문에 수익은 1만원뿐인데 세금은 수십 배 과하게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굴과 스테이킹, 에어드롭·하드포크도 숨은 쟁점이다. 채굴은 전기료와 장비비, 공간 임대료와 관리비를 들여 코인을 얻는 구조라 취득원가가 깔끔하게 정해지지 않는다. 스테이킹 보상이나 에어드롭도 마찬가지다. 10년 넘게 업계에 몸담았다는 그는 “예전엔 극소수만 코인을 했지만 지금은 정말 많은 국민이 거래하는 만큼 더 면밀하게 신경 써야 한다”며 유예를 통한 보완을 주장했다.

JP모건과 토스를 거쳐 가상자산 트레이더로 활동하고 있다는 유혜성 씨는 손실 이월공제가 없는 구조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주식에서 10년 사이클로 일어날 일이 이 시장에선 1년 만에 일어난다”고 말했다. 만약 1억원을 투자해 첫해 60% 떨어져 4000만원이 됐다가, 다음 해 두 배로 올라 8000만원이 됐다. 투자자는 원금대비 2000만원을 잃었지만 둘째 해 차익 4000만원에 대해 800만원가량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그는 “마치 변동성에 벌금을 매기는 것과 같다”고 했다.

국내 거래소 경쟁력도 도마에 올랐다. 유씨는 “2017~2018년 글로벌 상위권이던 국내 거래소들이 무기한 선물 같은 간단한 상품조차 제공하지 못해 점점 도태되고 있다”며 “해외 선물·옵션에는 사실상 과세가 안 되는데 국내 거래소에만 22%를 매기면 여기서 거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계정 기준 1000만개를 넘긴 시장을 키워 법인세를 더 걷는 편이 세수 확보에 나을 것”이라고도 했다.

객석에서도 청년 투자자 양종선 씨는 금융위 자료를 인용해 국내에서 해외 거래소로 옮겨간 가상자산이 2023년 상반기 19조7000억원에서 2025년 하반기 87조3000억원으로 4배 넘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국내 투자자가 지난해 해외 거래소에 낸 수수료는 약 5조원으로, 국내 5대 거래소가 1년간 번 돈의 2.7배에 달한다는 추산도 내놓았다. 그는 “세금을 걷기도 전에 세금을 낼 시장부터 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정부 측 패널로 나온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은 “지난 20일 현장 간담회에서 전문가와 업계는 한목소리로 과세 원칙에 공감한다고 밝혔다”며 “다만 2020년 말 입법 이후 달라진 시장 환경과 해외 거래소 이용자와의 형평을 반영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국민이 납득하고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을 숙고하고 있다”며 “국회와 충분히 협의해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문 과장이 지난 5월 “코인 과세는 근로·사업소득과의 형평상 시행해야 한다”고 한 발언을 두고 “그렇다면 소액주주가 양도세를 내지 않는 국내 주식에도 세금을 도입해야 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문 과장은 “주식 과세는 담당이 아니라 권한 있는 답변은 어렵다”면서도 “금투세 폐지는 개인적으로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특정 투자에만 세금이 붙으면 과세되지 않는 쪽으로 자원이 과도하게 몰린다”며 “코인 과세도 그런 균형을 맞추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제도 미비 지적에는 “과세를 하면서 보완하는 방법도 가능하다”며 “가능하지 않다고 전제하지 말아 달라”고 받아쳤다. 유예 여부에 대해선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며, 결정이 내려지면 그에 따라 움직이겠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청년 투자자들을 향해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코인밖에 없다고 단정하지 말고 자기 자신의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데 더 투자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스테이블코인 분류를 두고 부처 간 엇박자가 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국세청과는 거의 매일 통화하고, 금융위와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채굴과 에어드롭, 하드포크, 스테이킹을 모두 전제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토큰증권에 대해선 “가상자산 그 자체는 아니며 금융위가 증권 여부를 판단하면 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8월 보고서에서 기본공제(250만원) 상향을 제언했는데도 진전이 없다는 지적에는 사실상 선을 그었다. 문 과장은 “250만원은 양도소득 등 소득세법 체계 전반의 기본값이라 가상자산만 특혜를 주느냐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손쉽게 수정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토론회의 핵심 화두는 형평성”이라며 “다른 자산과의 형평을 깨뜨리는 것이 바람직한지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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